`200만이냐, 300만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카메라모듈 업계가 130만 화소에 이은 차기 양산 제품 선택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작년 말 카메라모듈 업계는 130만 화소 제품의 양산에 돌입했다. 카메라모듈 업계 입장에서는 개발 순서나 비용 문제 등을 고려하면 200만 화소 제품을 양산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미 300만 화소 카메라폰이 출시돼 있는 현실이 부담스럽게 다가온다.
양산 제품 선택은 기술 개발이나 장비 구입 등 자금이 쓰이는 방향이 결정되는 사안이므로 회사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또 휴대폰 업체가 200만 화소와 300만 화소 중 무엇에 힘을 쏟을지도 변수로 작용한다. 따라서 카메라모듈 업계는 올해 회사의 실적을 좌우할 수 있는 양산 제품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은 200만 화소로 충분하다=상당수의 카메라모듈 업체는 200만 화소가 대세일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 이유 중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은 카메라폰의 용도다. 이에 대해 이종건 선양디엔티 상무는 “어차피 카메라폰의 용도는 주로 모니터에서 보고 미니홈피 등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라며 “200만 화소 카메라폰으로 찍은 사진은 최대 해상도인 17인치 LCD 모니터 화면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출력을 해도 일반 사진 크기인 경우 200만 화소로도 충분한 품질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한다.
비용 문제도 200만 화소에 힘을 실어준다. 이종진 한성엘컴텍 이사는 “2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은 300만 화소 제품에 비해 30% 정도 가격이 싸다”며 “광학 줌 등 고급 기능이 들어가도 이 격차는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비자의 눈은 이미 300만 화소다=비록 소수지만 300만 화소가 곧 부상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이미 소비자의 눈높이가 300만 화소 이상으로 높아졌다는 것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김선섭 넥스지텔레콤 사장은 “시장에 500만 화소 카메라폰이 나온 상태에서 소비자가 200만 화소 제품에 만족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또 일각에서는 카메라폰이 디지털카메라와 경쟁하려면 최소 300만 화소 이상은 돼야 한다는 논리를 제기한다. 300만 화소 카메라모듈에 자동 초점이나 광학 줌, 손 떨림 보정 등의 고급 기능이 추가되면 어지간한 디지털카메라와 경쟁해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100만, 300만, 500만 등 홀수로 나가는 추세에서 200만과 400만은 생략될 것이라는 다소 황당한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00만 화소로 가닥 잡을 가능성 높아=200만 화소와 300만 화소가 각각 대세라는 주장은 나름의 논리가 있지만 현재로서는 200만 화소가 양산 제품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크다.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비용이다. 휴대폰 업계의 세계적인 추세가 비용 절감에 맞춰져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30% 정도의 가격 차이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카메라모듈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LG전자는 내부적으로 200만 화소 카메라폰에 주력할 방침을 세웠다고 안다”며 “휴대폰 업체의 방침은 곧 부품 업체의 방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200만 화소가 양산 제품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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