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를 넘어 시스템 강국으로](2부)도약의 씨앗들④

④CMOS이미지센서

 “삼성전자, 애니콜 카메라폰 개발”(2000년 6월 26일)

 “세빗 2001, 30만 화소급 카메라폰 선보여” (2001년 3월 19일)

 “이게 바로 500만 화소 카메라폰, 500만 화소 카메라폰 시대 열렸다”(2004년 10월 21일)

 카메라폰 관련 전자신문의 주요 기사다. 삼성전자는 처음 카메라폰(애니콜 SCH-V200)을 개발한 지 불과 4년 만에 디지털카메라 수준인 500만 화소를 내놓았다. 카메라폰 개발 4년이 안돼 전체 휴대폰 사용자의 80%가 쓰고 있으며 MP3, TV(DMB) 등도 본격적 융합을 위해 대기 중이다.

◇이미지센서, 부품업계 신화를 만들다= 국내 카메라폰을 대중화하고 한국의 휴대폰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게 된 핵심 역할을 담당한 부품이 바로 ‘CMOS-이미지센서(CIS)’다. CMOS이미지센서는 4년 전인 2001년 만해도 메그나칩스(당시 하이닉스반도체 비메모리부분) 및 픽셀플러스 등 국내 소수 벤처회사만이 시제품을 개발 중이었고 세계시장 점유율 10%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약 35%로 급상승했다.

한국보다 먼저 대중화에 성공한 일본 카메라폰의 주류 CCD렌즈에 맞서 기술력과 생산능력 부족이라는 핸디캡을 극복, 휴대폰 제조업체와 부품업체가 손잡고 순수 국내기술로 CMOS 국산화, 대중화에 성공한 것은 분명 ‘신화’라 불러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카메라폰 양산이 막 시작된 2002년까지만 하더라도 화질과 성능이 월등한 일본산 CCD렌즈에 비해 국산 CMOS렌즈는 화질·기능·안정성 면에서 모든 것이 뒤떨어져 있었으나 불과 2∼3년 만에 역전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카메라폰 규모가 시장의 대세를 이룰 것으로 판단하고 국내 CMOS이미지센서 벤처기업을 육성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 오늘의 성공을 낳았다.

CCD의 경우 전용 펩에서만 생산이 가능하지만 CMOS이미지센서는 전용 펩 외에 파운드리에서 개발·양산이 가능하고 개발 비용이 저렴해 시스템 비용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카메라폰 모듈 업체 선양디엔티의 이종건 상무는 “결과적으로 이미지센서뿐만 아니라 카메라모듈, 비구면렌즈 등 카메라폰 부품 시장규모가 커졌으며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한국(R&D), 중국(생산)의 분업화를 이루며 수출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의 성공적인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CMOS이미지센서 “대중화 시대 연다”= CMOS이미지센서는 CPU와 함께 비메모리반도체의 ‘히트상품’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에 따르면 20년 이상 CCD 센서가 이미지센서 시장을 독점해 왔으나 CMOS 이미지센서 시장이 급격히 성장해 2002년에 이미 물량으로는 CCD 센서를 넘어섰으며 2007년에는 매출액으로도 CCD를 추월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지난해 1억2000만 개의 CMOS이미지센서 판매를 기록, 전년대비 53%의 신장 이뤘으며 2008년에는 200만 화소급 이하의 카메라폰에서는 거의 100%가 CMOS 센서를 채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그나칩은 지난 3일 캡슐카메라용 CMOS이미지센서를 개발했다는 발표를 했다. 이제 CMOS이미지센서는 카메라폰뿐만 아니라 의료용, 200만 화소 미만의 저사양 디지털카메라, 캐논을 비롯한 최급형 SLR 카메라에서도 CMOS센서가 사용되는 등 CMOS 센서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생체인식은 CMOS이미지센서의 미래 시장이다. 98년부터 세계 시장이 2배 이상 성장하면서 지문, 손, 얼굴, 음성, 서명, 홍채 등 사람의 신체 특징으로 개인을 구별하고 인증이 활발하다. 지문인식 시장 비중이 가장 높으며 이러한 인식을 위해 CMOS 이미지 센서 이용한 시스템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홍채인식 시스템도 CMOS이미지 센서를 이용, 저렴한 개발이 이뤄지면 높은 정확성과 속도로 모바일폰이나 PDA 등을 이용한 상거래 인증에서도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업체들 “CMOS센서 시장 주도”= 한국은 카메라폰 호황에 힘입어 CMOS이미지센서 시장의 강자로 부상했다. 매그나칩은 VGA 급 시장에서 세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0.18미크론(㎛) 공정을 이용한 130만∼200만 화소 개발·양산에 주력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CMOS센서 펩리스 벤처 픽셀플러스는 국내 최초로 130만화소 휴대폰에 CMOS 센서를 탑재, 화제가 된 바 있으며 최근엔 0.18㎛ 공정의 200만 화소급 CIS도 출시했다. 후발업체인 삼성전자는 올해부터 0.13㎛ 공정을 적용한 200만 화소 CMOS센서 양산에 돌입하며, 실리콘화일은 130만 화소 CMOS센서를 개발하고 영업을 확대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CMOS센서를2007년까지 집중 육성, 대표적인 비메모리 제품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어서 향후 돌풍이 예상된다. 파운드리중에서는 국내 동부아남 반도체가 CMOS 이미지센서 파운드리에 뛰어들어 CMOS이미지 센서 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 중이다.

*권오봉 매그나칩반도체 CIS 개발팀장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저의 최초의 개발업무이자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CMOS 이미지센서(CIS) 제품인 CIF급 10만화소 센서가 성공적으로 작동했을 때입니다.”

지난 88년 반도체 설계 일을 시작으로 반도체 업계에 뛰어든 매그나칩반도체 CIS 개발팀 수석개발연구원인 권오봉 팀장은 국내 CIS 개발의 살아있는 역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는 국내에서 CIS 개발을 시작한 지난 96년부터 현재까지 10년째 CIS 설계 개발업무를 맡고 있으며, 매그나칩 이천 사무소에서 팀원 50명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

권 팀장은 지난 96년 초 CIS 개발 업무를 시작했다. 당시 현재 하버드 대학의 교수인 양우영 박사의 소개로 공동개발 하게 돼 국내 처음으로 CIF급 10만화소 제품을 성공리에 개발할 수 있었다. 권 팀장은 “이 CIF제품이 가장 기억에 남는 이유를 지금 시장에 나오는 제품들에 비하면 화질이야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이 떨어지지만 그 당시에는 이미지를 반도체 제품으로 만들어 화상을 잡을 수 있다 점이 너무나도 감동적이었다”며 웃음을 지었다.

“총 개발 소요 기간은 약 4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개발 중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개발 당시보다 개발이 끝난 이후 시장판매 단계에서였습니다.”

그 이유는 CIS 사업이 회사의 주요 사업도 아니었을 뿐더러 반도체 시장에서도 향후 얼마나 성장하게 될지 아무도 예측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권팀장은 “하지만 당시 시스템IC부분의 책임자부터 실무진까지 모두 이 분야의 사업성에 대해 확실한 비젼을 세우고 도와줬기 때문에 현재 주력 분야로 부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CIS는 지난해 매그나칩 전체 매출 1조2452억원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2285억원을 차지하는 등 핵심사업으로 자리잡았다. 권팀장은 CIS 개발팀장으로 이 분야사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연구·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국이 강한 이유는..

‘우리나라가 CMOS이미지센서(CIS)에 강한 이유는.’ 업계에서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대체적으로 두 가지로 내놓는다. 하나는 국내에 CIS의 주요 수요처인 휴대폰 회사들이 몰려있다는 것. 두번째는 D램 생산라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앤큐리텔 등 세계의 메이저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포진해있다. 이들이 올해 생산할 휴대폰 대수만 2억3000만 규모에 이르며 카메라 기능이 거의 기본 요건으로 포함된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만도 시스템업체와 반도체업체간 유기적인 조화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요건을 갖춘 셈이다.

기존 D램 생산라인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CD의 경우 제품 생산량 확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생산라인을 설치해야 한다. 반도체 업체들이 최근 몇 년 간 대규모 투자에 인색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본의 업체들이 CCD 라인 투자를 감행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CIS의 경우 CCD 생산과 달리 기존의 라인을 일부 변경하면 조기에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결국, D램 강국인 한국의 하이닉스, 삼성전자가 이 분야에서도 D램과 같이 적절한 시기에 최대한 효과적인 선택을 통해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라인을 활용, CIS를 시스템LSI사업부의 전략 제품으로 육성중이며 하이닉스에서 분사한 매그나칩도 분사이전부터 CIS에 힘을 쏟고 있다. 파운드리 전문업체인 동부아남반도체도 CIS를 3대 전략 제품으로 선정하고 국내 벤처업체들의 제품을 생산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