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휴대폰·메모리·디스플레이 등 첨단 전자산업 분야는 타 산업에 비해 경쟁력이 높고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우리 전자산업 내 양극화 현상의 심화에 따른 보완책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우리나라는 세계최초 CDMA기술개발, 회로선폭 60㎚의 낸드플래시메모리 개발, 82인치의 LCD개발 및 PDP시장 주도 등의 개가를 올리고 있음에도 중소기업의 경쟁력은 크게 뒤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부품산업군에서 우리기업들은 양극을 달리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내놓은 ‘한국의 산업경쟁력 종합연구’ 보고서에서 전자산업의 양극화와 불균형 성장을 극복하기 위해 △고기술·고부가가치 지향 △핵심 전자부품·소재·제조장비의 경쟁력 강화 △차세대 융합기술 개발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심각한 양극화 현상= 2002년을 기준으로 전자산업의 부가가치 생산액은 약 32조1000억원(비중 18.2%)으로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 특히 IT기기, 전자부분품, 반도체, 백색 가전 등의 부가가치 생산(1995년∼2002년)은 반도체를 제외한 3개 부문이 2배 가량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처럼 대기업형이라고 할 수 있는 반도체산업과 디스플레이산업에서는 글로벌 기업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기타 전자부품 및 소재분야에서는 경쟁력 있는 기업을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특히, 기업규모 별로 비교했을 때 종업원 300인 이상인 대기업의 생산성 증가가 중소기업의 생산성 증가를 훨씬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98년부터 2002년까지 5년간 기업 생산성을 보면 대기업은 33, 중소기업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15수준인 등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절대적으로 낮은데다 개선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는 우리 전자산업은 대기업 주도로 발전해 오면서 정책적으로도 중소기업의 경쟁력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소홀해 중소기업들의 영역인 부품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제품별 현황= 세계시장에서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디지털TV·휴대폰·디스플레이 분야도 안심하고 앉아있을 틈이 없다. 향후 3∼4년 후에 보급률 8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TV는 신흥전자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이 강력한 경쟁자다. 디지털컨버전스의 영향에 따른 PC업체들의 시장 진입도 위협요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약진에 힘입어 지난해 처음으로 반도체를 누르고 수출품목 1위에 오른 반도체부문도 세계적 보급률이 높아져 성장세 둔화와 함께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근 일본을 제치고 선두에 오른 LCD분야도 대만 등 후발국가의 거센 추격이 전개되고 있고 PDP분야에서도 삼성전자·LG전자·마쓰시타전기산업 등의 3강 체제가 형성된 가운데 후발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양극화 극복 대책= 정진화 KDI 초빙연구위원은 “한국은 원천기술로 무장한 일본 및 구미 선진국과,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전자강국으로의 비상을 꿈꾸는 중국 등 신흥공업국들 사이에 끼어있는 형국”이라며 “신흥 공업국과의 격차를 늘리고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고기술·고부가가치 제품을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또 “일부 부품을 제외하고는 전자부품·소재·제조장비 분야의 경쟁력이 극히 취약하다”고 평가하고 △선도기업의 저변확대 △기술력과 생산성의 조화 △차세대 융합기술 본격 개발 등을 통해 IT·전자산업의 메가트렌드를 리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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