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업계가 대작은 물론 중소개발작까지 잇달아 해외수출을 성사시키고 있지만, 정작 수출 단가가 곤두박질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올 들어 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 전통적인 한국게임 강세 국가뿐 아니라 북미·유럽 지역에까지 파상적으로 수출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한때 게임당 1000만달러를 상회하던 계약 규모가 20만∼30만달러로 내려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수출 건수와 서비스 지역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지만, 본질적인 성장세를 나타내 주는 수출성장률은 오히려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래프 참조
실제로 올 들어 프리스톤의 ‘프리스톤테일’, 이온소프트의 ‘프리프’, 나온테크의 ‘헤르콧’ 등이 잇따라 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 수출됐지만 실제 금액은 일체 비밀에 부쳐지고 있다. 이는 치열한 경쟁에서 수출내역의 공개가 어려운 이유도 있지만, 계약내용이 터무니없이 초라해진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일부에선 ‘30만달러 계약이면 잘 받아낸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수출 성적표 자체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지난해 하반기 CCR의 ‘RF온라인’, 한빛소프트의 ‘그라나도에스파다’, 나코인터랙티브의 ‘라스트카오스’ 등이 2∼3건의 수출실적에도 불구하고 각각 1000만달러 이상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비극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국산 온라인게임의 수출가 하락은 그동안 해외진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해온 중국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점도 한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올 들어 중국정부의 한국산 수입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지난 2003년 점유율 70∼80%를 달리던 한국산 온라인게임의 시장지배력은 지난해 말 50%대로 줄어들었고, 올해는 50%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큰 실정이다. 올 들어 중국에 정식으로 수출된 국산 온라인게임은 단 한 건도 없다.
게임 배급 전문가는 “국산 온라인게임은 중소형 제품까지 해외 인지도가 확대된 것이 분명하지만, 반대로 공급과잉에 의한 현지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수출고질병이 재현되는 상황”이라며 “실적 쌓기에 급급한 나머지 헐값에라도 수출하고 보자는 식의 로열티 낮추기 경쟁이 되풀이되고 있다”고 말했다.
우종식 한국게임산업개발원장은 “해외 전략지역에 대한 분할 공략이 필요한 시점에 다다랐다”며 “정부 차원의 수출지원 방향을 재점검하고, 협회 등 업계와 논의해 우리 기업 간 지나친 실적다투기와 로열티 출혈을 최소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
건수·지역 확대 불구 단가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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