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소프트웨어밸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구로 지역의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모여들면서 송파지역과 함께 소프트웨어 산업의 새로운 메카로 조명을 받고 있다. 현재 이 단지에 입주한 소프트웨어 업체는 800개사에 달한다.
특히 서울디지털산업단지의 첨단화 계획이 마무리되는 내년쯤이면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여 앞으로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 지도가 ‘구로’를 중심으로 짜여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과거 테헤란밸리로 대표되던 IT 집적지로 자리잡았다. 3월 초순 현재 전체 입주 기업 3700여개 중 IT 기업만 2000여개다. 특히 이 가운데 소프트웨어 업체는 800개사에 이른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남부순환도로를 중심으로 해서 1∼3단지로 구성돼 있는데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골고루 분포돼 있다. 불과 2∼3년 전에는 대부분 신생 벤처기업들이 입주했다면 최근에는 주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디지털산업단지로 이동하고 있다.
아이티플러스, 한국하이네트 등 코스닥 등록기업이 이미 자리잡고 있으며 한국비즈넷, 인버스, 온아이시스템, 비디에스인포컴 등 주요 전사자원관리(ERP) 업체들도 둥지를 틀었다.
최근에는 3단지에 새로 생긴 우림라이온스밸리가 인기다. 누리텔레콤, 이지시스템이 이곳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공영DBM도 다음달에 이곳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가격 입지 조건 뛰어나다=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소프트웨어 업체들에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임차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아파트형 공장에 입주하게 되면 취득세, 등록세가 면제되고 재산세도 5년간 50%만 내면 된다. 임차가 아니라 매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융자자금까지 받을 수 있다. 자본 여력이 없지만 기술로 승부를 걸 수밖에 없는 신생 소프트웨어 기업에는 안성맞춤인 조건이다.
구로라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여의도나 강남에서 이곳으로 옮기는 경우도 많다. 구로는 강남에 비해 공항도 상대적으로 가깝다. 지방으로 움직일 때 유리하다. 강남으로 움직여야 할 때도 지하철로 30분 내 거리에 있다.
최근 들어서는 관련 기업들이 밀집되면서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들어오는 경우도 늘고 있다.
단지별 대표자 모임인 디지털단지 자치연합회의 김용필 회장은 “지식산업이란 큰 틀 속에서 동종업체가 모이다 보니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입주하려는 기업이 많다”며 “실제 단지 입주 업체들 간에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로는 소프트웨어밸리=불과 2∼3년 전 당시 입주했던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가장 큰 고민은 ‘구로’라는 이미지였다. 프로그래머들을 모집하려 해도 구로라는 이미지 때문에 입사원서조차 내지 않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구로가 IT 집적지로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오는 4월 디지털산업단지 입주를 결정한 공영DBM의 김정수 사장은 “구로라는 이미지 때문에 처음에는 망설였으나 최근 좋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이곳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고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입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단지 임차료가 저렴해서가 아니라 실제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입주를 결정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구로행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진기우 서울 지사장은 “올 연말이면 전체 입주기업만 6000개에 달하고 이 중 절반은 IT 기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식산업을 대표하는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산업단지공단 측은 입주기업 업종 분포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IT기업을 단지 전략업종으로 선정한 가운데 1∼2년 후 소프트웨어 기업만 2500여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서울디지털산업단지현황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