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인프라·예산·역할 축소 어디까지….’
산업자원부가 지역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인프라 지원 및 지역 간 e비즈니스 격차 해소 차원에서 전국적으로 설립한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의 수가 올해 26개로 최종 확정됐다. 지난해보다 6개나 줄어든 수치다.
이는 산자부가 최근 지정 반납한 서울상공회의소, 한국생산성본부(이하 서울·인천·경기권)와 평가결과 상대적으로 부진한 충남 중기원센터(대전·충청권), 중진공 강원지역본부(강원권), 경북 테크노파크(대구·경북권), 목포 상공회의소(광주·전라권) 등을 올해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데 따른 것.
업계는 한국 e비즈니스 산업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산자부의 e비즈니스 인프라가 예산 축소 및 부처 이견 등으로 인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맞춰 상당한 역할 수행이 기대됐던 ECRC가 오히려 기능 축소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감을 감추지 않았다.
ECRC는 산자부 산업기술기반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1997년에 처음 설립됐으며, 교육·컨설팅·기술지원·거래알선 등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97년 3개로 시작해 e비즈니스 붐이 절정기에 달했던 2000년에는 43개까지 확대됐었다.
◇왜 줄이나=예산 축소 여파가 가장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 지역 ECRC에서는 신규사업을 위해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데 반해 기획예산처에서는 연구성과 부진 등을 이유로 예산을 축소하고 있어 기관수를 줄이는 것은 피치 못한 결정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ECRC가 너무 많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데 따른 미봉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제주권(1개)을 제외한 △서울·인천·경기권(6개) △강원권(3개) △대전·충청권(5개) △대구·경북권(6개) △부산·울산·경남권(5개) △광주·전라권(6개) 등에는 권역별로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6개의 ECRC가 가동중이다.
◇여파 없나=산자부는 이번 조치가 ECRC의 기능 축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산자부 관계자는 “지역별로 부족하지 않다고 보고 있으며 이번 조치로 구멍이 생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단정했다.
그러나 지역 ECRC에서는 예산이 늘어나지 않는 이상 축소된 ECRC의 기능까지 수행하기는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 ECRC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은 여건(예산)으로는 타 지역까지 맡는 게 쉽지 않다”며 “정부의 예산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지방자치단체에 예산 증액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산자부 이외에 정보통신부·중기청 등이 중소기업의 정보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막대한 예산을 직접 쏟고 있는 가운데 지역 중소기업의 정보화 측면지원 역할을 하고 있는 ECRC의 수가 줄어들어 여파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향후 방침=정부는 ECRC의 수를 계속 줄여 경쟁력 있는 ECRC만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현재 민·관·학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ECRC평가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복안도 세워두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ECRC의 수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보며 단 몇 곳만 있더라도 내실을 갖춰야 한다”며 “올 연말에도 필요에 따라 추가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자체와의 유기적인 지원 강화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이외에 지방 중기청 참여를 의무화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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