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간 협업을 가능케 해 주는 그리드컴퓨팅을 이용한 연구 환경, 즉 ‘e사이언스’ 환경이 구축되면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최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원장 조영화)이 조사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e사이언스’ 환경 구축을 통한 연구가 본격화할 경우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900억원 규모의 연구비 절감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e사이언스 환경을 전제하면 신약후보물질의 발굴 성공확률은 기존의 1만분의 1에서 1000분의 1 수준으로 높아진다. 또 자원 공동 활용을 통한 연구개발비 절감효과도 연간 9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다.
KISTI는 또 그리드 기술력 파급으로 인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고가의 그리드 미들웨어를 개발, 생산할 경우 연간 5000억원 이상의 대형 서버 수입 대체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KISTI가 인사이트 리서치 그룹의 자료를 인용해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세계 그리드 시장 규모는 올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부문을 합쳐 7억8800만달러에 이르고 오는 2008년 께에는 6배 이상 많은 48억880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미국은 가상 천문대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기존에 60일이나 걸렸던 전국의 망원경으로 관측 된 데이터의 수집·저장·분석 기간도 미국 내 테라바이트급 슈퍼컴퓨터를 연결하는 테라 그리드프로젝트 환경 하에서는 5일밖에 소요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2003년부터 300억엔을 투자해 전략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나레기(NAREGI) 프로젝트를 통해 바이오, 나노 등의 최첨단 연구의 효율을 높일 경우 약 4조엔의 경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그리드가 비즈니스 분야에 활용될 경우 1차적인 효과로 업무 효율성의 극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유비쿼터스 시대을 맞아 기업들은 시시각각 변하는 비즈니스의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하려면 엄청나게 늘어난 대용량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서비스해야 하는데, 이때 그리드 기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기업들이 그리드 기술을 이용할 경우 물리적·지리적으로 분산된 텍스트 정보, 컴퓨팅 파워, 데이터 저장 장치, 첨단 실험 장비뿐만 아니라 인적 자원까지 네트워크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엄청나게 높아지고 그만큼 기업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IT 기업 입장에서는 그리드 환경 구축에 필요한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미들웨어 등을 개발, 직접적인 영업이익을 얻기 때문에 새로운 이윤 창출 산업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지수 슈퍼컴퓨팅 센터장은 “그리드는 단순히 텍스트 정보만 공유하는 인터넷을 뛰어넘어 훨씬 다양하고 세밀한 형태의 네트워킹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세계를 고객으로 만들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인터넷에 이어 새로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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