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탠덤 고객을 윈백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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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HP의 서버 제품군인 알파와 탠덤의 고객을 붙잡기 위한 서버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HP가 최근 알파 제품군을 단종키로 하고 탠덤 시리즈를 HP 아이테니엄 서버에 편입시키기로 결정하면서 한국IBM 등 경쟁사들이 이들 고객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윈백 마케팅을 펴고 있다. 현재 알파와 탠덤 고객의 상당수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포함한 시스템 교체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HP는 이에 맞서 컨설팅 등을 통해 알파와 탠덤 고객을 흡수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90년대 후반 탠덤과 알파 서버를 생산했던 디지탈을 인수한 컴팩이 HP로 넘어가면서 알파와 탠덤 고객들은 한국HP의 고객으로 편입됐다.

 ◇메인프레임 업체 “탠덤 잡아라”=무정지 시스템으로 명성을 날린 탠덤은 메인프레임 업체들의 집중 공략을 받고 있다. 탠덤 제품군이 상반기 출시 예정인 ‘S78000·88000’을 마지막으로 HP 아이테니엄 서버에 편입되기 때문이다.

 한국HP는 이번 신제품으로 향후 2∼3년간 탠덤 고객들에게 서버 제품은 물론 솔루션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경쟁사들은 윈백의 호기로 여기고 있다.

 특히 국내 금융권 메인프레임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한국IBM은 탠덤 고객 ‘사냥’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탠덤의 80여개 고객 대부분이 금융권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한국IBM 김태영 전무는 “금융권 탠덤 교체 수요를 겨냥해 금융권 고객들에게 IBM 메인프레임을 제안하고 있다”며 “연내 2∼3개 탠덤 고객을 윈백해 IBM의 메인프레임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와 관련, 한국HP는 “탠덤과 메인프레임은 서로 시장이 다르다”며 메인프레임 업체의 공세를 일축했다. 메인프레임은 미션크리티컬한 핵심업무를 담당하지만, 탠덤은 논스톱 성능을 앞세워 주로 프런트엔드의 업무를 수행한다는 것. 한국HP는 역으로 탠덤을 앞세워 공공과 제조의 메인프레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한국HP 신정엽 팀장은 “올해는 성능을 한층 강화한 탠덤 신제품으로 공공과 제조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며 “최근 교통카드 분야에 탠덤을 공급하면서 공공 분야 메인프레임 시장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유닉스·IA, 알파 노린다=HP는 내년 알파 서버 생산을 중단한다. 서비스 보증기간은 2011년까지다. 국내 알파 고객은 700여개다. 서버 업체로는 대규모 잠재 고객이 등장한 것과 다름없다.

 한국IBM,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유닉스서버 업체는 물론 한국유니시스 등 IA서버 업체들도 알파 고객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국IBM은 하이엔드 유닉스서버 제품군을 앞세운 반면,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미들·로엔드 제품군으로 알파 고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64비트 하이엔드 IA서버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한국유니시스도 알파 고객 윈백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유니시스 관계자는 “IA서버 제품군인 ES7000 시리즈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32비트와 64비트, 8웨이에서 64웨이까지 모든 라인업을 제공한다”며 “알파 서버 고객에게 ES7000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HP는 이에 대해 “알파 서버의 10대 고객이 알파 매출의 8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며 “경쟁사들이 미들·로엔드 분야에서 몇몇 고객을 윈백하더라도 매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국HP 고인석 과장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고려하는 고객들에게는 HP의 하이엔드 기종을 제안하는 반면, 자금여력이 없는 고객들에게는 추가로 알파 서버를 구매할 것을 권한다”며 “경쟁사들의 알파 서버 고객 공략이 실효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업그레이드 기대=서버 업계는 탠덤과 알파 서버의 교체 수요가 대규모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업체 간의 경쟁도 중요하지만, 고객들의 시스템 교체 필요성이 높아질 경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IBM 김태영 전무는 “서버 업계가 지난 연말부터 탠덤과 알파 서버 교체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며 “이는 올해 경기회복과 함께 서버 시장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