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3월 지주회사 체제로 바꾼 LG그룹(회장 구본무)이 이달로 체제 전환 2년을 맞았다.
지난 2003년 구조조정 마무리 카드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시도한 지 2년째, LG그룹이 사상최대의 흑자 경영을 올리며 GS와의 계열분리를 마친 상태에서 재계 서열 2위를 굳혔다.
전자·화학 등 주력 기업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매출 82조원, 이익은 4조5000억원을 남겼다. 시가총액 32조7000억원에 자산은 47조원에 이른다. 이달 말 경제부처가 정확한 그룹별 매출과 시가총액, 자산 등을 공개하겠지만 LG그룹의 위세는 그대로다.
◇3단계 구조조정 정착=LG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계열사 간 순환출자고리를 완전히 해소한다는 내용의 투명경영을 선언했다. 지주회사는 출자를 전담하고 자회사들은 고유사업에만 전념해 경영투명성과 기업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를 극대화하자는 게 핵심요지.
LG의 구조조정은 3단계 과정을 거쳤다. 1단계는 재무구조 개선(1998∼1999년), 2단계는 사업구조 조정(1999∼2000년), 3단계는 출자구조 개편(2000∼2003년) 등이다.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이 중 출자구조 개편시기인 3단계에 이루어졌다. 현재는 마무리단계로 3단계 지주회사 개편 이후 그룹 전체의 출자 포트폴리오에 따라 브랜드 관리와 사업분야의 성장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내부 자신감 회복이 가장 중요=LG는 지주회사체제를 도입한 2년 동안 소속직원들의 자부심이 높아진 점을 강조한다. 지배구조나 소유구조와 관련, 경영투명성에 자신감이 생겨나면서 주력사업에만 전념하면서부터 생겨난 결과다. 반도체 사업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생겨난 패배의식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도 “LG가 도입한 것처럼 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수직적 지분관계는 기업의 소유권과 지배 간의 괴리를 좁혀 대주주와 소액주주 간의 이해상충을 해소하는 바람직한 변화”라고 평가할 정도다.
LG전자의 경우 과거에는 경영권 확보 차원에서 순환출자를 통해 사업과는 무관한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어 사업 외적인 요인에 대한 부담이 있었으나 지금은 사업실적만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주력계열사 실적 대폭 호전=주력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의 지난 3년간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성장세가 눈에 띈다. LG전자는 지난 2002년 말 매출액이 17조948억원, 당기순이익이 4976억원이었으며 2003년 말에는 매출액과 순이익이 20조1769억원, 6628억원으로 각각 18%, 33% 늘어났다. 지난해는 매출액 24조6593억원, 당기순이익 1조5262억원으로 2003년보다 22%, 130% 늘어났다. 2002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44%, 순이익은 207%나 대폭 성장했다.
LG화학은 지난 2002년에 5조4331억원의 매출액과 34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2003년에는 매출 5조6725억원, 당기순이익 3621억원을 달성하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다. 2004년에는 매출액 7조1274억원, 당기순이익 5364억원으로 성장했다. 2002년 대비 매출액은 31%, 당기순이익은 55%나 늘어난 성과다.
◇주식가치 상승효과=LG의 지주회사체제 전환에 따른 가장 큰 성과 중의 하나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나타난다. 지주회사체제 전환 전 LG의 11개 공개법인의 시가총액은 2003년 2월 말에 13조6000억원이었으나 지난 11일 현재 38조원으로 179% 상승해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 상승률(575.43포인트에서 1022.79포인트) 78%의 2배 이상의 상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위한 회사분할이 이뤄지기 직전인 2001년 3월 28일 기준으로 LG화학의 주가는 1만2700원이었지만 3월11일 현재 4만5550원으로 3.6배나 올랐다. 함께 분할된 LG생활건강은 3만3800원, LG생명과학은 3만6450원으로 각각 2.7배, 2.9 배이상 높아졌다. 이들 3개 회사의 시가총액은 LG화학이 2조9346억원, LG생활건강이 5279억원, LG생명과학이 6042억원으로 총 4조667억원에 이른다. 분할 전 LG화학 시가총액이 1조2397억원이었던 데 비해 3.3배 늘었다.
2002년 4월 1일부로 LGEI와 LG전자로 분할된 LG전자도 분할 전 주가는 4만5000원, 시가총액은 6조9803억원이었으나 3월 11일 현재 주가는 7만2000원, 시가총액은 10조516억원을 기록했다. 주가는 60%, 시가총액은 43%가 늘어났다. 같은 기간에 종합주가지수는 895.20에서1022.79로 14% 높아졌을 뿐이다.
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지주회사 체제 도입후 LG주력업종 경영실적 변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