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를 넘어 시스템 강국으로](2부)도약의 씨앗들⑦

⑦RFID

“인천 송도에 RFID/USN 센터를 설립하고 세계적인 IT허브로 육성하겠다” (정보통신부)

“전자태그(RFID) 붙인 러닝머신이 나온다. 하나의 회원권으로 언제 어디서나 전국 각지의 스포츠센터를 자유롭게 이용한다.” (문화관광부)

“RFID태그를 차량에 부착해 전국 도로를 대상으로 교통량과 주행속도 등 기초 교통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ㆍ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사업을 연내 착수하겠다” (건설교통부)

“RFID는 모바일쇼핑, 수소에너지와 함께 그룹의 3대 성장동력이다” (SK그룹)

최근 1개월 이내 각 부처에서 발표한 RFID 관련 육성 계획이다. ‘우후죽순’이란 말이 떠오를 정도로 RFID의 인기는 말 그대로 상종가다. 이 같은 인기는 RFID가 경제, 산업뿐만 아니라 생활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될 전망이라는 것 때문이다.

IT기업 중에 RFID를 신성장동력으로 검토하지 않은 회사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SK그룹은 최근 RFID를 모바일쇼핑, 수소에너지와 함께 그룹의 3대 성장동력으로 삼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RFID/USN협회에 따르면 3월 현재 180여 개 사가 회원으로 가입했다. 지난해 2월 51개 기업보다 불과 1년 만에 3배가 증가한 수치다.

 현재 RFID의 세계적 추세는 많은 정보를 먼 거리에서 인식할 수 있는 기술과 소형화, 저가격화를 통한 형태와 크기, 부착, 견고성, 부가적 기능에 맞는 특성에 대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이 원천기술과 상용기술을 보유, 인프라에서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앞선 IT인프라를 보유한 나라답게 ‘한국적’ 상황으로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3일에는 ‘모바일 RFID 포럼’이 출범했다. ‘모바일 RFID’는 이동통신에 RFID를 접목한 ‘한국형’ 기술(서비스)다. 휴대폰 및 이동통신 서비스에 RFID 식별기술을 적용, 유비쿼터스 시대에 휴대폰이 핵심 애플리케이션으로 키우기 위해 삼성전자, LG전자, 팬택&큐리텔 및 SK텔레콤, KTF, LG텔레콤, 중소 RFID 전문업체 60여 개 사가 참여했다.

한국이 뛰어난 이동통신 및 유선 인프라를 갖춘 만큼 이 인프라를 활용하면 RFID 산업화가 빠르게 될 뿐만 아니라 수출에도 유리한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정보통신부는 3일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 인천 송도에 오는 2010년까지 7907억 원을 투입해 RFID/USN 관련 IT기업이 공통으로 필요로 하는 설계·제조·시험시설과 경영·기술 컨설팅 등을 지원받을 수 있는 세계 수준의 IT허브를 조성키로 했다.

RFID 관련 R&D 센터를 유치하고 송도 IT클러스터가 RFID 관련 세계적인 테스트베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한국을 동북아 IT허브로 만들겠다는 전체 IT산업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이를 위해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지난달 미국의 에일리언테크놀로지스를 방문, R&D 센터 설립을 협의한 바 있다.

정통부 관계자는 “RFID도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로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적극적인 산업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FID 칩 이제부터다

현재 RFID 산업은 사람으로 치자면 걸음마 단계다. 전문가들과 시장조사 전문기관들은 한 목소리로 “이제 시작이며 긍정적 전망과 부정적 전망이 엇갈린다”고 입을 모은다. 신기술로써 리스크(Risk)가 당연히 있다는 것이다.

최성규 한국RFID/USN협회 전무는 “올해 RFID 시장이 올해는 시장이 겨우 보이는 상황이고 2007년부터 본격적인 시장이 형성, 성장세를 나타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현재 많은 기업에서 돈을 들고 투자하기보다는 ‘시범’ 사업만 진행 중이다. CJ, GLS, 삼성테스코 등에서 RFID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고 조달청, 국방부, 산자부, 한국공항공사 등에서도 한국전산원 주관의 5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유통에 필요한 UHF대역용 RFID칩을 제조 및 개발하는 회사는 대략 5~6개 이른다. 미국 메트릭스(Matrics), 에일리언테크놀로지스(Alien), 인터맥(Intermec)사 등이 제품을 선보였으며 인피니온과 TI 등은 RFID 칩을 개발 중이라는 발표가 있었을 뿐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가 이 시장을 겨냥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현재 태그 가격은 1달러 정도인데 칩의 가격은 40%를 차지한다. RFID가 경제성을 가지려면 RFID태그 가격은 5센트 이하가 돼야 한다. 즉 칩의 가격이 1센트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RFID의 개발의 시작은 지난 98년 MIT를 중심으로 UCC(Uniform Code Council), 국방성, 업체 등의 협력을 통해 설립한 ‘Auto-ID센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후 미국은 UHF 대역의 RFID를 이용할 수 있도록 902∼928Mhz 대역에 법제도화가 돼 있는 상황이다. 유럽은 유럽표준기구(ETSI)에서 865∼868Mhz 대역에 유통, 물류 관리용 RFID를 위한 법제도를 마련 중이고 일본도 히다치에서 뮤칩(Mu-chip)을 발표하고 많은 기업들이 시제품을 생산하는 등 RFID 도입을 위한 기술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미국의 인터맥(Intermec)은 최초로 UHF 대역의 RFID 태그용 싱글 칩을 발표한 바 있으며 매트릭스(Matrics)는 지난해 96비트 메모리에 읽기전용(Read only) 기능이 탑재된 싱글 칩과 다양한 태그를 발표한 바 있다. 올 하반기에는 읽기/쓰기(Read/Write) 기능의 태그를 발표할 계획이다.

정통부 진대제 장관이 현지 방문한 바 있는 에일리언테크놀로지(Alien Technology)는 96비트 메모리에 유저ID의 쓰기가 가능한 칩을 발표하고 태그와 리더기를 동시에 선보였다. 또 사비(SAVI)는 443.92Mhz 대역을 사용하는 능동형 콘테이너 관리용 테그 및 리더기 시스템을 출시한 바 있으며 현재 인피니온과 TI 등에서 RFID용 칩을 개발 중이다.

국내 RFID 기술의 경우 대부분 125Khz , 13.56Mhz 대역의 RFID 시스템에 국한돼 있으며 칩은 아직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차세대 RFID 칩 시장을 겨냥한 국내 주요 반도체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어 미래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EEP롬 임베디드 RFID 칩을 개발해 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정보 입출력이 자유로운 차세대 RFID 칩 개발을 서두르면서 표준화와 함께 시장성을 저울질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RFID 시스템은 아직 대부분 125Mhz, 13.56Mhz 대역의 RFID 시스템에 국한되고 있다. 태그는 한맥이엔지, 알에프링크 등이, 러디기는 아이디텍, 코리아센서, 키스컴 등 일부 중소기업에서 소량 생산되고 있으며 삼성테크윈에서 라벨형 13.56Mhz 태그 생산 시설을 갖추고 있다.

◆인터뷰-조위덕 유비쿼터스컴퓨팅 프론티어사업단장

“반도체칩 트랜드가 시스템온칩(SoC)에서 점차 유비쿼터스 컴퓨팅 온 칩(UoC)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도 유비쿼터스 칩 상업화 연구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위덕 유비쿼터스컴퓨팅 프론티어사업단 단장은 RFID칩으로 대표되는 유비쿼터스 차세대 SoC로 UoC(Ubiquitous computing On Chip)를 제안하고 그 기술개념과 개발전략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가 말하는 UoC란 프로세싱 능력의 고집적도 기술에만 의존했던 기존 SoC에 자동 상황인지 기술과 같은 유비쿼터스 컴퓨팅 요소기술들을 접목해 원 칩화하는 것이다.

칩 스스로 주변 환경과 상황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 사람의 활동을 최적으로 예측해 제공하는 것이다. 또 상황에 맞게 스스로 작동하는 개념을 포함한다. 즉 유비쿼터스 칩은 반도체 안에 컴퓨터를 모두 담는 개념이다.

“유비쿼터스 칩은 주변 부품과 적합성을 스스로 최적화하고 잘못된 부분을 치료하는 것은 물론 소프트 센싱 기술도 포함됩니다.”

조 단장은 “선진국이 개발한 SoC의 일부를 우리나라가 따라가는 형태를 취한다면 그것은 프로젝트 예산낭비”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세계적으로 급변하는 첨단반도체의 연구개발 트랜드를 읽어가면서 먼저 개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업단은 이를 위해 유비쿼터스 인프라 네트워킹 접속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자체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물론 극초전력을 사용하며 미세한 크기의 초저전력 초고속 무선 엑세스용 SoC다.

“반도체 선진국들은 SoC를 넘어 지능을 갖고 일부 기능을 스스로 실행하는 UoC에 대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조 단장은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대한 상업적인 연구가 절실하며 이를 통해 유비쿼터스 시대에도 부품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