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동기획 : 한국전자거래진흥원·한국전자거래협회
e비즈니스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전통산업의 체질을 디지털로 전환하는 도구이자 비즈니스 자체이다. 비즈니스와 e비즈니스를 따로 생각하기 힘든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e비즈니스 수준도 기업 내부 정보화에서 기업 간 정보화 단계로 옮아가고 있다. 자체 정보화를 통한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에 머무르지 않고 협업을 통한 윈윈게임을 꾀하고 있다. 본지는 한국전자거래진흥원·한국전자거래협회 등 e비즈니스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e비즈니스의 핵심 어젠다 별 전문가 분석과 정책평가를 포함한 ‘e비즈니스 재도약을 위한 기획시리즈’를 마련, 침체한 e비즈니스의 재도약을 위한 대안과 미래상을 짚어본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해 말 내놓은 ‘2010 e비즈니스 신정책 로드맵 기본방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정부는 사업수요가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을 발굴해 펼쳐야 하지만 아직 이를 위한 수요·공급시스템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e비즈니스 정책이 민간 투자 유도 및 사후 지원 등 수요자(민간)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지원사업의 경우 철저한 사전관리제도 및 활용도 평가 등을 통해 핵심 기업만을 선별적으로 지원하는 체계가 이뤄져야 하며 기술지원 역시 신기술에 대한 지원은 강화하되, 성숙단계에 접어든 기술은 시장에 맡기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아 KISDI 박사는 “정부·기업·협회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정부 정책이 공급자 중심으로 쏠린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를 수요자와 시장 중심으로 전환해야 e비즈니스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병우 전자거래협회 부장은 “정부의 e비즈니스 정책의 목표도 애초엔 수요자 중심이었는데 정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방법론 측면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변화했다”며 “수요자 중심의 철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업정보화를 위해 가장 선호하는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도 공급자인 SW업체들이 직접개발하기보다는 수요자인 제조업계 필요에 의해 표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본래 중소 제조업체들의 정보화를 돕기 위해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중인 중기IT화 사업이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윤형노 새암소프트 사장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SW업체가 자체적으로 적용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만들어 적용하다 보니 ERP 시스템을 실질적으로 구현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실수요자인 제조업계의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접목시켜야 제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무조건적인 정부 지원보다는 먼저 민간투자를 유도하고, 해당 사업 결과가 성공적이라고 평가되면 정부 예산을 투입하는 사후 지원시스템 형태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논리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이재규 전자산업CIO협의회장(KAIST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도 “그동안은 ERP패키지가 하나의 큰 덩어리로 움직이다 보니 제조현장에서 쉽게 적용하지 못한 점도 있었다”며 “ERP를 실제로 사용하는 수요자의 의견을 수렴한 컴포넌트화를 통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의 e비즈니스 정책이 중소기업 위주로 전개되고 있는 데도 문제를 제기하는 시각이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99년부터 시행중인 ‘산업부문 B2B네트워크 구축사업’의 경우 중소기업 위주로 지원되다 보니 대기업의 참여가 저조해 구심점을 찾지 못하는 면도 있다”며 “대기업도 수요자임을 인식하고 대·중소기업이 협력을 통해 e비즈니스가 산업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기획팀> 팀장=주문정기자@전자신문, mjjoo@, 조인혜기자@전자신문, ihcho@,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
◆기고 `e비즈니스의 재도약을 생각하며`
-김종희 한국전자거래진흥원장
정부가 전자상거래와 e비즈니스 확산을 위해 노력한 지도 어느덧 영아기를 지나 유아기에 접어들고 있다. 그간 e비즈니스 분야의 주요 화두도 그 기술의 발전 속도만큼이나 빠르고 다양하게 변화되어 왔고, 최근에는 e비즈니스를 넘어 u비즈니스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도 지난해 말 현재 총 거래액의 19.1%인 300조원에 달할 정도로 우리 경제는 이미 e경제에 깊숙하게 진입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미 우리는 ‘e비즈니스=비즈니스’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직도 기업들에 e비즈니스는, 특히 중소기업들에는 손에 잡히지 않는 추상적 개념으로 여겨지고 있다.
진흥원은 이러한 중소기업에 적합한 e비즈니스 지원정책을 통해 e비즈니스가 중소기업의 불황극복을 위한 키워드가 되도록 더욱 노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e비즈니스 정책지원의 기본을 다시 세워 우선 수요자 중심의 e비즈니스 정책개발 및 지원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당초 수요자 중심으로 잡혀 있던 e비즈니스 정책은 e비즈니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급자 중심으로 변화한 방법론의 문제가 있었다.
e비즈니스는 당연히 기업들이 수용해야 할 필요불가결한 수단임에도 불구하고 e비즈니스 정책의 투자대비 효과(ROI)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e비즈니스 수요기업의 필요를 간과한 채 e비즈니스 공급자 위주의 정책으로 일관함으로써 e비즈니스 수요기업들을 지치게 한 경험도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진흥원은 e비즈니스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의 요구를 최대한 수렴해 적절히 반영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어 나갈 방침이다.
올 한 해에도 진흥원은 e비즈니스 기본을 재정립해 정부의 e비즈니스 확산이라는 정책에 최대한 부응할 계획이다. 하지만 e비즈니스의 확산은 정부와 진흥원만의 외침만으로는 성사될 수 없다. 산업계에서는 정부에 바른 의견을 제시하고 학계와 연구계는 이의 실현을 위한 타당성있는 논리적 방안을 제시하며, 정부는 이러한 의견을 제대로 수렴해야 e비즈니스를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e비즈니스는 영아기를 지나 유아기를 향해 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사회와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모든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은 e비즈니스를 통해서 기업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산업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이제 모든 경제주체가 e비즈니스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환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경제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e비즈니스의 길을 찾아야 할 때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진흥원이 먼저 기업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앞장설 계획이다.
jhk@kiec.or.kr
◆e비즈니스 설문조사
지난 수년간의 e비즈니스 활성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의 e비즈니스는 초기 단계인 e메일링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대부분 기업들이 e비즈니스 도입 필요성과 그 효과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어 효율적인 정책지원이 이뤄진다면 도입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초기 단계=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분류한 e비즈니스 발전 7단계에 따라 e비즈니스 수준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 기업 중 절반에 가까운 49%가 자사의 e비즈니스 수준을 1단계에 해당하는 e메일링으로 평가했다. 전자 수발주가 가능한 e트레이딩(2단계·20%)과 전자 물류체제를 갖춘 e커머스(3단계·12%)로 자사를 평가한 곳도 3분의 1수준이어서 전체 기업 중 80%가 아직 e비즈니스 성숙 단계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효과는 공감=e비즈니스 도입 수준과 관계없이 e비즈니스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고객만족에 기여하는 e비즈니스를 묻는 질문에 e메일링(27%), e트레이딩(22%), e커머스(26%), 전사적(full) e비즈니스(7단계·10%) 등을 고르게 꼽았으며 생산성 향상 목적을 위해서는 e매뉴팩처링(6단계·28%), e트레이딩(20%) 등의 효과를 높게 평가했다.
기업들이 e비즈니스 도입의 최대 목적으로 여기고 있는 수익창출과 관련해서는 e트레이딩(27%), e커머스(24%), 전사적 e비즈니스(16%) 등이 많은 응답을 얻었다.
◇통합 e비즈 추진=이처럼 기업들은 자사의 현재 e비즈니스 수준과는 별도로 e비즈니스 효과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는 완전한 통합 e비즈니스 체제를 구축하려는 목표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3년 후 e비즈니스 도입 목표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사적 e비즈니스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기업이 30%로 가장 많아 궁극적으로는 모든 업무를 e비즈니스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 정부의 e비즈니스 정책이 제조현장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수요자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사진 위는 이양기(가운데) 연일전자 사장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구축한 ERP시스템을 통해 생산라인에서 데이터 입력을 지시하고 있는 모습. 사진아래는 차정운 알에프텍 사장이 ERP시스템에 생산 정보를 입력한 후 제품을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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