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e비즈니스 추진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예산·인력 부족 보다는 ‘효과에 대한 의문’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투자에 나선다면 e엔지니어링·e매뉴팩처링 등 내부보다는 e트레이딩(전자무역)·e커머스(전자상거래) 등 외부 기업과의 e비즈니스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자신문이 ‘e비즈니스 재도약을 꿈꾼다’ 기획에 맞춰 한국전자거래협회(회장 서정욱)와 공동으로 지난해 11월, 12월 두달간 산업자원부 B2B네트워크 구축사업에 컨소시엄으로 참가한 140개 기업 실무자 12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e비즈니스 추진 장애요인으로 전체의 37%(검증된 성과 부재 23%, 업계 성공사례 부족 14%)가 ‘성공에 대한 불확실’을 꼽았다. 이 같은 설문 결과는 기업들이 e비즈니스 투자에 소극적인 배경으로 그동안 많이 알려져 온 예산부족(18%)·전문인력부족(17%)보다 두배 이상 많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 기업 e비즈니스화의 선결요건인 △조직문화 부재(7%) △인프라 미흡(5%) △기술적 문제(4%)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았다.
실제로 기업들은 이번 조사에서 인터넷 거래에 대해 그리 높지 않은 만족도를 보였다. 협력사와의 거래를 온라인화함으로써 만족도가 향상됐느냐는 질문에 대해 ‘향상됐다(다소 향상 8%, 기대 이상 향상 15%)’는 대답은 23%에 그친 반면에 ‘과거와 동일’(74%) 또는 ‘오히려 악화(3%)’가 많았다.
기업들이 ‘경쟁력 제고’에 가장 기여하는 e비즈니스 방법에 대해서는 ‘e트레이딩(25%)’·‘e커머스(19%)’가 ‘e엔지니어링(14%)’·‘e매뉴팩처링(8%)’·‘e프로큐어먼트(2%)’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아, 주로 e비즈니스를 내부보다는 기업간 거래에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으로 보고 있었다.
또 기업 e비즈니스화를 위한 투자예정 솔루션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전사자원관리(ERP) 응답이 31%로 고객사관계관리(CRM·17%)과 공급망관리(SCM·13%)보다 많았다. 이는 올들어 정부가 ERP 보급이 어느정도 이뤄졌다고 보고 올해부터 ERP에서 CRM·SCM 중심으로 지원방향을 바꾸겠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들 솔루션 이외에는 기업전략관리(SEM·11%), 제품데이터관리(PDM·10%), 지식관리(KM·KM) 등 최근 부각되고 있는 솔루션들도 10% 내외로 비교적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밖에 정부의 e비즈니스 정책 문제점으로는 △예산지원 부족(27.5%) △단기적 지원(25.1%) △유관사업 연계지원 부족(18.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140개 기업을 대상으로 향후 3년간 IT투자총액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기업들은 ‘50억∼100억원’, 중소기업들은 ‘10억∼50억원’을 주로 들었다.
김동훈 전자거래협회 상근부회장은 “중소기업들이 e비즈니스 투자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는 데다가 정부가 관련 예산을 축소하고 있어 투자에 매우 회의적으로 변하고 있다”라며 “외국에서는 중소기업들까지 중장기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투자에 적극적이어서 향후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준배기자@,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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