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분야 중 산업용 장비 부품은 외산 의존도가 매우 높다. 특히 어느 생산 시설에나 반드시 필요한 산업용 밸브의 경우 약 3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시장의 90%를 미국과 독일 등 외국 업체가 장악하고 있다.
조광ILI(대표 임만수 http://www.jokwang.co.kr)는 36년 동안 산업용 밸브의 한 우물을 판 전문 업체다. 그 결과 많은 업체가 난립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산 제품 시장의 33%를 점유, 국내 업체 가운데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회사의 주요 제품은 △안전밸브(유압자동조절장치) △감압밸브(유압자동변환장치) △스팀트랩(증기응축수 자동배출장치) △스트레이너(오물여과기) △컨트롤밸브(유체조절장치) 등이다.
조광ILI는 지금까지 안정성을 중심으로 하는 경영 전략을 폈다. 현대미포조선이나 대우조선을 비롯해 국내 주요 생산업체 약 200곳과 오랜 거래를 유지해왔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도 매출이 오를 정도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 2003년에 이어 작년에도 신용보증기금의 17단계 신용등급 중 최고인 ‘AAA’를 받았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이 회사는 최근 기존의 안정 중심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을 향해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은 국내 경쟁 업체와 주도권을 다퉜지만 이제는 외국 업체가 독점하다시피 하는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외국 시장에서 기반을 마련한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임만수 사장은 이를 위해 ‘다품종 소량 생산과 고부가가치 안전밸브에 주력’한다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임 사장은 “안전밸브 가격은 3만원에서 수천 만원이 넘을 정도로 고부가가치 제품이지만 수백 종류가 있기 때문에 주문 제작 중심의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광ILI는 세계 시장에 진출할 비밀병기로 발전시설의 핵심 부품인 주증기 안전밸브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주증기 안전밸브는 각종 발전소와 석유 화학플랜트 설비라인, 펄프와 제지플랜트 설비라인 등에 널리 쓰이는데 80㎏/㎡ 이상의 고압과 섭씨 350도가 넘는 고온에서도 작동해야 한다. 오는 9월이 개발 완료 목표 시기다.
임 사장은 “주증기 안전밸브는 개당 평균 가격이 5000만원을 호가하는 주요 장비”라며 “현재 미국과 독일 업체에 전량 의존하고 있지만 증기 누설 문제와 즉각적인 정비 서비스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조광ILI는 최근 중국 공장에서 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원가 절감으로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는 작년 동남아, 유럽 등지에 10억9000만원 규모를 수출했으며 올해는 미국 시장을 개척해 15억원 규모의 수출을 일궈낸다는 계획이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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