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를 새로운 기회로 삼아 다시 한번 날아오른다”
반도체 설계기업인 에이디칩스(대표 권기홍 http://www.adc.co.kr)가 창업 8년차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꾸려왔던 사업들을 재정비하고 신규 사업도 추가하는 등 세계적인 팹리스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을 시도한다.
에이디칩스는 지난 98년 2월, 아남반도체설계의 세미콘사업부가 분리되면서 권기홍 사장을 포함, 약 30여명의 영업 및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반도체설계 전문회사다. 당시 권사장은 ‘세계적인 선도기술을 만들 수 있다’는 신념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권 사장은 “‘대한민국’하면 떠올릴 수 있는 원천기술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직장생활을 하면서 내내 지울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생각 속에 만들어진 것이 순수 국내 기술로 탄생한 ‘EISC 마이크로프로세서(MCU)’다. 시스템온칩(SoC) 설계에 반드시 들어가는 프로세서 코어를 개발한 것이다. 이 시장은 ARM, 텐실리카 등 세계적인 회사들이 활약하는 분야다.
에이디칩스는 그동안 약 100억여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해 순수 자체 기술로 16·32·64비트급 EISC 프로세서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임베디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원천기술을 국내외에 수출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내장한 SoC를 생산·판매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CPU를 내장한 게임기 전용 칩, 백색가전 전용 범용 칩, VOIP 칩, 휴대용 기기를 겨냥한 멀티미디어 프로세서 칩 등이 있다.
또 과학기술원 내 반도체설계자산센터와 자사 프로세서가 탑재된 로보트로 ‘로봇워 경진대회’를 개최, 실전에서 성능을 검증받기도 했다.
에이디칩스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 2001년 11월 코스닥시장 등록에 성공, 업계 및 증시의 관심을 받는 회사가 됐다.
그러나 큰 외환을 겪었다. 3년전 승승장구하던 에이디칩스가 주가 조작 혐의를 받아, 각종 기관의 조사를 받는 등 회사에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 2002년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았으며, 검찰에까지 사건이 송치되는 등 파국에 이르는 듯했다. 수사를 받으면서 금융거래가 사실상 중단되는 등 고난을 겪었다. 이 사건은 2년이 넘도록 에이디칩스의 주변을 유령처럼 맴돌며, 발목을 잡고 성장을 방해했다. 결국 주가조작에 대한 오해는 무혐의 판정을 받았다.
권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주위의 오해와 따가운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업을 꾸준히 유지하고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어두운 터널이 끝나면, 새롭게 날아오르기 위한 준비를 했다. 에이디칩스는 기존 사업을 다지고 신규사업을 추가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 회사는 반도체사업부, 신규사업부, SoC사업부 등으로 나누어 사업을 하고 있다.
반도체사업부분은 반도체 유통 사업을 하고 있으며 에이디칩스의 꾸준한 수입원이기도 하다. 주요 거래 품목으로는 휴대폰용 IC, 휴대폰 배터리 보호회로 IC, PC 주변기기 등 다양하다. 특히 가장 큰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휴대폰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5∼6가지 종류의 IC를 공급하고 있다.
SoC사업부문은 에이디칩스가 독자적인 기술에 기반을 둔 임베디드 마이크로프로세서의 핵심기술 개발을 한 곳이다. 이 사업 부문에서는 핵심기술이자 회사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EISC 코어를 비롯한 다양한 SoC를 개발하고 있다. EISC 기술을 통해 라이선스 수입을 올리고 있으며 이 기술을 활용 SoC를 개발·판매하고 있다.
현재 에이디칩스에서 생산하고 있는 대표적인 칩이 비디오 그래픽용 칩으로 지난해부터 시스템업체와의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래방기기용 그래픽 프로세서, 정통부 지원을 받아 설계중인 V-REVO SoC 칩, 전력선통신용 칩 등도 개발중이다.
사업다각화 일환으로 지난해 상반기 새로 조직된 신규사업부는 시스템사업의 하나인 PC 화면 기록 장치인 ‘그린박스’를 개발했다. 그린박스란 개인용 컴퓨터 화면 기록장치로 개인용 컴퓨터로부터 모니터로 출력되는 영상 신호를 PC 외부에서 읽어들여 저장 및 재생할 수 있는 장치다. 소프트웨어를 통한 인터넷 유해환경 차단 프로그램이 보호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사전 접근을 차단하는 기능과 모니터의 전원을 통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신규 사업부의 또 다른 프로젝트는 전자태그(RFID) 사업이다. 에이디칩스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선도기반기술 개발사업 공동연구 수행 참여기관이다. 앞으로 3년 동안 ‘RFID/USN 센서태그 및 센서노드 기술개발 과제’를 맡아 개발한다. 에이디칩스 최인철 부사장은 “이 과제는 에이디칩스의 위상을 한층 더 높게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앞으로 이 사업의 상용화 성공에 최대의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디칩스는 기존 사업을 정비하고 신규사업을 통해, 가시적인 실적을 올해 내 예전의 명성을 다시 찾겠다는 각오다. 권기홍 사장은 “지난 2년여 동안의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서 올해에는 모든 임직원들이 일치 단결해 흑자전환의 원년이 되는 해로 만들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챔피언 제품을 탄생시켜 코스닥시장의 강자로, 세계속의 에이디칩스로 거듭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etnews.co.kr
◆회사를 이끄는 사람들
에이디칩스의 수장인 권기홍사장(48)은 연세대학원에서 전기재료공학을 전공한 후 해군에 입대, 해군사관학교의 전자기학 교관을 하면서 엔지니어로서 이론적인 지식을 쌓았다. 이후 금성반도체를 경유, 아남반도체기술과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아남반도체기술의 세미콘사업부에서 반도체 칩 개발 및 반도체 유통사업 부문까지 총괄하면서 경영자로서의 수업을 시작하게 됐으며, 1998년 분사·창업했다.
SOC 사업본부를 맡고 있는 이희 부사장(47)은 지난 84년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의 연구원 생활을 시작해 반도체 설계 업무에만 22년의 경력이 있는 ASIC 설계의 베테랑이다. 지난 98년 10월 에이디칩스에 입사하면서 EISC 마이크로프로세서 코어를 바닥부터 설계한 설계전문가다.
SOC사업본부 내의 연구소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민병권 이사(41)는 삼성전자 ASIC 설계 엔지니어 출신으로 관련분야 20년의 경력을 자랑하는 연구소의 핵심 인물이다. 회사의 EISC 개발에 지대한 역할을 했으며, 현재 연구소 내의 모든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 지휘한다.
신규사업본부의 최인철 부사장(48)은 시스템 개발분야에서 탁월한 지식과 연구개발 경험이 있는 인물로서 에이디칩스의 ‘히든 카드’ 역할을 맡기 위해 지난해 2월 영입됐다. 고려대 전자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사업가 출신으로 회사에서는 그에게 ‘대박 사업’을 기대하고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임원이 회사의 곳곳에서 활약중이다. 신규사업본부 연구개발팀의 차봉상 이사(41)는 삼보컴퓨터, 삼성종합기술원 등에서 연구원을 지낸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난 2월 에이디칩스에 합류했다. 반도체사업본부의 강광구 이사(41)는 지난 18년 동안 반도체 유통업무 한 분야에만 종사한 세일즈 전문가이다. 관리사업본부를 총괄하는 이흥규 이사(44)는 아남건설 회계담당 출신으로 회사의 안살림을 담당하고 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etnews.co.kr
◆경영이념
‘기술혁신, 인재육성, 인화·단결·신뢰’
이 세가지는 에이디칩스가 창업부터 현재까지 줄곧 내세운 기업이념이다.
기업이 존재하고 있는 목적이 이윤 추구에 있지만 목전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기술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해 세계 최고의 기술로 자리메김을 할 때 진정한 기업으로서의 존재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에이디칩스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를 통해 이 회사는 독자적인 기술로 EISC 프로세서를 개발, 세계적인 업체와 경쟁을 하고 있다.
반도체 설계분야만큼 빨리 변하는 곳도 드물다. 이 때문에 엔지니어들은 하루도 쉬지않고 공부를 해야한다. 에이디칩스는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자기 계발의 기회를 제공하며 인재 육성을 하기 위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산학 연계를 통한 우수 인재의 조기 발굴을 위한 제도를 도입·시행함으로써 개인의 역량 확보를 기본으로 한 개인과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인화·단결·신뢰는 회사의 외환을 극복할 수 있던 원동력이다. 에이디칩스는 우여곡절을 겪어왔기에 다시금 이런 결과를 미리 방지할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인화로서 단결하고, 임직원 상하, 상호 간에 믿음을 더욱 강조한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