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을 찾아서]팬택계열 김포 휴대폰 생산공장

 김포에서 강화로 가는 길목. 부채꼴 모양의 건물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름 아닌 글로벌 톱5 도약을 선언한 팬택계열 김포 휴대폰 생산공장이다. 통상적인 공장 건물 이미지와 달리 환경친화적이고 미학적인 설계가 눈에 띈다.

지난해 3월 (주)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이 합쳐지면서 마련된 이 공장에선 연간 2400만대의 휴대폰이 생산되어 국내는 물론 해외로 수출된다.

2003년 분기당 290만대 수준이던 생산량은 지난해 말부터 400만대를 훌쩍 넘어서는 등 엄격한 품질향상 노력에 힘입어 생산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우연찮게 공장 방문은 팬택계열이 창립 14주년을 맞이한 생일날 이뤄졌다. 그래서인지 아침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오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는 A조 근로자들의 손에는 선물이 하나씩 들려 있다.

오후 3시에 김포 인천 서울 등 행선지 푯말을 내건 통근버스에 직원들이 오르는 모습이 낯설게 느껴진다.

팬택 공장은 하루 8시간씩 3개의 조가 3교대 근무를 한다. 공장에는 약 1000여명이 근무하며 이 가운데 500여명이 여직원이다.여초지대다.

이 곳에서는 유럽 중국 러시아 중남미로 수출되는 GSM·CDMA 단말기는 물론 미국 버라이존에 납품되는 3세대 CDMA EVDO 1x 단말기도 생산된다.

방전복을 갈아입고 들어선 공장라인은 분기 결산을 앞두고 활기를 띄고 있다.

표면실장공정(SMT) 라인에는 러시아로 수출될 GSM휴대폰(모델명 GB200)의 인쇄회로기판에 고속 마운터와 이형마운터가 빠른 속도로 부품을 실장시킨다.

라인에 있는 한 여직원이 능수능란한 솜씨로 보드시리얼넘버(BSN)와 해외 통신사업자로부터 부여받은 ESN(Electrical Serial Number)을 입력한다.

제품포장에 앞서 콜(Call)테스트를 하는 직원의 손길과 입 모습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움직인다. 이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3년으로, 한 명의 근로자가 하루 평균 190 여대를 생산할 정도의 순발력과 감각을 갖추고 있다. 이 들 중에는 팬택앤큐리텔과 팬택 공장이 합병되면서 단지 ‘팬택이 좋아’ 경기도 이천에서 김포로 근거지를 옮긴 직원도 상당수 있다고 관계자는 전한다.

공장라인 옆에 있는 품질본부에는 팬택의 품질향상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낙하시험은 물론 영하 30도, 영상 50도에서 견딜 수 있는 저온·고온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성능검사장에는 국내 시장에 판매될 폴더형 휴대폰 10여대가 테스트 장치에 설치, 대당 6만회 이상의 작동시험이 진행된다.

김진식 팬택 생산본부 차장은 “이번 달에는 남미 및 내수시장으로 나갈 신제품들 6모델이 본격 생산되면서 라인이 풀가동 되고 있다”며 “올 3분기 이후에는 정말 24시간이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행복한 표정을 짓는다.

팬택은 이달 공장건물 옆 부지에 직원들을 위한 기숙사 기공식을 갖는다. 최상의 시설을 갖춘 기숙사를 제공하면서 직원들의 근무여건을 최적으로 높여나가겠다는 의지의 일환이다.

김진식 차장은 “전국의 유명한 기숙사들을 벤치마킹해 최고의 시설을 갖춘 기숙사를 제공할 계획에 있다”며 “생산현장 근로자들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기업정신의 표현이 아닐까”라고 반문한다.

라인을 둘러본 뒤 공장장과 노조위원장을 만나보려고 했다. 하지만 노동조합 위원장, 대의원 및 공장장인 이정진 상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유를 물어보니 창립기념일을 뜻깊게 보내기 위해 모두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단체에 사회봉사 활동을 나갔다고 한다.

지난해 말 임금 동결을 먼저 결의했으나 이와 반대로 경영진이 일정 수준의 임금 인상과 격려금 지급을 결정하는 상생의 노사문화를 보여줬던 노조의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이다.

공장을 둘러본 뒤 나오는 안내데스크 옆에 진열돼 있는 상패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팬택은 지난 94년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5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했다. 바로 옆에는 지난해 팬택이 받은 5억달러 수출탑이 나란히 높여 있다.

10년만에 100배의 매출신장세를 기록한 (주)팬택을 비롯 팬택계열이 보여 줄 10년 후 모습이 기대된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