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 정보통신건물 인증 제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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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고속 정보통신건물 인증제도가 기축 아파트와 업무용 건물 및 오피스텔에까지 확대됨에 따라 광가입자망(FTTH) 수요 확대의 기폭제로 작용될 전망이다.

 FTTH산업협의회(회장 윤종록 KT 신사업본부장)는 기존 초고속 정보통신건물 인증제도 도입 이후 약 100만호가 인증을 획득해 사실상 표준으로 정착했다고 판단, 기축 건물에 인증제도를 확대하고 업무시설 및 오피스텔에도 특등급 인증제도 신설을 추진한다고 3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업무용 건물에는 특등급 인증제도를 신설해 FTTH 수요에 대응하고, 기축 건물에는 특등급 및 1·2·3등급 아파트 인증을 신설키로 했다. 그러나 기축·업무용 건물의 경우 낙후된 시설에 맞게 심사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협회 관계자는 “올해부터 초고속 정보통신건물 인증 신청이 1등급보다 특등급에 몰렸고, 기존 1등급 아파트도 특등급으로 승급하려는 단지가 늘어났다”며 “특등급 아파트에 대한 세제 혜택을 고려해서라도 기왕 발생한 수요를 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FTTH 수요는 분명 늘고 있으나 이에 따른 규제제도 및 관리체계가 미흡해 시급히 개정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FTTH가 변했다=FTTH 개념이 변했다. 그동안 정책 당국과 전문가들은 광케이블이 댁내까지 공급되는 액세스 네트워크로 인식, 서비스에 대한 고려 없이 물리적인 구조로만 정의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FTTH를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 제공 가능 △품질 보장(QoS) △소요대역폭(50M∼100Mbps)이 제공되는 광케이블 기반의 접근망(액세스망) 등으로 포괄적으로 정의한다. 2010년까지 전 국민의 25% 가입을 목표로 잡고 있는 광대역통합망(BcN) 자체가 FTTH 계획이다.

 FTTH 구축비용도 과거에 비해 저렴해졌다. 미국 아메디아컨설팅(Amedia consulting)에 따르면 미국의 연도별 구내 연결망(premise connected)당 FTTH 구축비용은 지난 2000년 4500달러에서 2004년 1650달러로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국내에서 추정하는 포설비용보다 훨씬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FTTH 투자비용보다 그로 인한 운영비 절감 효과가 크다는 방증이다.

 ◇정보통신 인프라 관리 ‘주먹구구식’=그러나 기존 아파트의 인프라 관리는 형편없다. 기존 아파트는 제도적 장치 없이 통신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주먹구구식으로 설치, 투자 대비 효율을 오히려 떨어뜨린다. 케이블 및 구내 단자는 노후됐다. 여러 사업자가 반복적으로 추가 개통함에 따라 구내선로 구간은 관리 소홀로 지속적인 성능 유지가 곤란하다.

 실제로 새로 선로를 가설하다가 기존 회선을 건드리는 경우도 발생했다. 아파트별 유지관리 지침 없이 사업자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또 누수·습기·먼지 등에 의해 성능이 저하됐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들이 “약관에 비해 속도가 안 나온다”고 끊임없이 제기해온 문제는 이런 주먹구구식 관리의 영향도 크다. 사업자들이 FTTH를 구축한다고 하더라도 관련 제도가 정비되지 않으면 비용 효율화는 어렵고 중복투자 논란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사업자 ‘힘든 선택이다’=KT, 하나로텔레콤 등 유선 사업자의 고민은 역시 투자비용 문제다. 사업자들은 영화 한 편을 7∼8분이면 내려받을 수 있는 FTTH 수요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기존 경쟁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임도 인식하고 있다.

 물론 기존 ADSL, VDSL 투자를 FTTH로 대체하기란 쉽지 않다. 더욱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면서도 FTTH급 서비스가 가능한 장비가 개발되고 있어 당장 대체하기보다는 기다리는 상황이다.

 주지홍 대전대 교수는 “FTTH나 BcN을 국가 인프라로 인식한다면 정부가 뒷짐지고 투자만 독려하기보다 관련 기업에 세제 감면 등의 혜택을 줘 투자를 유도하고 콘텐츠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