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는 새로운 IT 환경이다. u 세상의 구현을 위해서는 정보통신기기, 네트워크 인프라, 컴퓨팅 등 각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 더욱이 각 분야의 새로운 기술들이 융합되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u 세상이 실현된다.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말 그대로 신 기술의 향연장이라고 해도 무방하며 세계적인 IT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정보통신기기와 인프라가 뛰어난 우리나라의 경우 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정부 차원의 u코리아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따라 한국IBM, 한국HP, 한국후지쯔, 인텔코리아 등 국내에 진출한 세계적인 IT 기업의 지사들이 유비쿼터스 기반 기술 선점에 나서고 있다.
컴퓨팅 업체의 대표격인 한국IBM과 한국HP는 지난 해 나란히 ‘한국IBM 유비쿼터스컴퓨팅연구소(UCL, Ubiquitous Computing Laboratory)’와 ‘한국HP 연구소(KDC, Korea Development Center)’를 설립했다. 한국후지쯔도 지난 해 유비쿼터스팀을 만들어 유비쿼터스 전략 컨설팅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인텔코리아 역시 지난 해 3월 R&D센터를 설립해 디지털 홈과 차세대 무선 통신 분야에 초점을 두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국계 IT 기업의 국내 지사들은 한국의 센서기술·모바일인프라 등을 십분 활용해 유비쿼터스 기술을 한껏 축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정통부가 IT839전략을 세우고 외국계 기업의 R&D센터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한국을 유비쿼터스 전략 실현의 테스트베드로 활용, 한국의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을 전세계에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영업 위주의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통상적인 외국계 기업의 지사와는 달리 국내에서 기술 연구진, 비즈니스 컨설턴트 등의 발굴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통부와 통신사업자의 유비쿼터스 관련 시범사업 등에 활발히 참여하는 등 국내에서 ‘u세상’을 실현하는 데 한 몫을 하고 있다.
이들 중 한국IBM의 UCL은 텔레매틱스·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보다 발전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가능하도록 하는 요소 기술의 개발에 주력해 미래 정보통신 환경을 선도해 가기 위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강윤 한국IBM UCL 실장(유비쿼터스 신기술 개발부문)은 “UCL에서 텔레매틱스 및 퍼베이시브(Pervasive: IBM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개념) 미들웨어,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개발을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실장은 지난 1991년 한국IBM 소프트웨어 연구소에 입사해 지난 2000∼2002년에는 국내 시중 은행의 인터넷 뱅킹 프로젝트에 참여해 관련 솔루션인 IGEX(Internet Gateway Express)를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국IBM UCL의 유비쿼터스 신기술 개발부는 휴대폰, PDA, 셋톱박스, 텔레매틱스 기기 등과 같은 모바일 기기들이 컴퓨팅 환경과 연결돼 유비쿼터스 세상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개발하는 기반 기술 팀이 핵심이다. 이밖에도 전자태그(RFID) 솔루션 팀과 유비쿼터스 비즈니스 모델 개발 및 영업활동을 담당하는 비즈니스 팀으로 구성됐다.
한국IBM UCL에서 텔레매틱스 기술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배영우 한국IBM UCL 실장(퍼베이시브 솔루션 및 테크놀로지부서)도 주목받는 인물이다. 현재 텔레매틱스 단말기 소프트웨어 개발과 IBM의 솔루션 및 기술을 지원하는 내용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배 실장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부각되던 초기부터 관심을 끌었던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고객사와 협력, 개발함으로써 IT 산업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또 유무선 정보통신 기술의 응용 및 접목에 주력하고 있다. 이강윤 실장과 마찬가지로 1991년 한국IBM 소프트웨어 연구소에 입사해 현재 한국IBM UCL을 이끌고 있다.
또 임베디드 테크놀로지 솔루션 팀의 이명철 부장은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모바일 기기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인프라스트럭처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요소 기술의 개발을 통해 사물과 사물이 스스로 통신하는 진정한 의미의 유비쿼터스 세상을 실현할 수 있는 아키텍처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 부장은 특히 지난 2000년 초반에는 다양한 시스템 프로그래밍과 네트워크 프로그래밍 경험에서 얻은 해킹 실력을 바탕으로 보안 솔루션 개발도 추진한 적이 있어 임베디드 솔루션 내의 보안 문제에도 해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HP도 KDC를 한국에 설립, u코리아 실현에 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HP측은 HP의 모바일 인프라 개발 전략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우리나라가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HP KDC의 마크 매키천 소장은 현재 새로운 모바일 통신 플랫폼과 장치, 그리고 디지털 TV 기반의 첨단서비스 등 유비쿼터스 서비스 플랫폼에 대한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소니에서 8년 동안 TV 기술에 관한 경력을 쌓은 후 지난 11년간 HP 본사 연구소에서 연구개발을 담당했으며 지금은 HP 일본 연구소 소장 겸 한국 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매키천 소장은 소니 재직 당시부터 첨단 모바일 디지털 기기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2002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유무선 통합서비스 플랫폼에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개념을 도입하는 데 주력해 왔다. 이를 통해 디지털 TV와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연결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정통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공기관 RFID/USN 수요 확산을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HP 컨설팅 사업부의 김효정 과장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김 과장은 외국 기업의 연구개발 인력에서도 보기 드물게 여성으로서 프로젝트 리더로 참가하고 있다. 전체 프로젝트의 윤곽을 잡고 본 프로젝트에 맞는 전략 및 방법론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또 공공기관의 RFID/USN 적용 가능 분야를 세분화하고 프로세스를 구체적으로 나눠 RFID/USN 응용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을 찾아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 못지 않게 비즈니스 발굴이 향후 유비쿼터스 세상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과제인 만큼 공공기관 RFID/USN 프로젝트에서의 김과장의 역할은 중요하다.
한국후지쯔 유비쿼터스팀의 박학준 부장은 후지쯔 본사의 RFID 기술과 솔루션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2003년 한국후지쯔가 유비쿼터스 태스크포스팀을 설립, 농촌진흥청의 식품이력추적시스템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부터 한국후지쯔의 유비쿼터스 사업에 참가했다.
박 부장은 유비쿼터스 시대의 새로운 비전이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어렵지 않다고 강조한다. 간단히 말해서 안심·안전·쾌적·간단·편리 등의 개념에 유비쿼터스의 비전이 포함돼 있다는 것. 이를 위해 내년부터 적용되는 쇠고기이력시스템과 같은 농수산물 트레이스어빌리티(Traceability) 영역과 국제물류에 RFID를 적용하는 로지스틱스(Logistics) 영역의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있다.
인텔코리아의 이강석 R&D센터 소장은 디지털 홈 연구실과 차세대 무선통신 연구실을 총괄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일상 생활 속에 컴퓨팅 기술을 접목한다는 인텔의 전략 아래 유비쿼터스 주거 환경 개발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소장은 차세대 무선통신 연구소를 통해 국내 무선통신 분야 관련 업체와 개발자들에게 와이맥스(WiMAX)의 핵심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초고속 무선 연결망에 기반한 유비쿼터스 환경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이소장은 지멘스의 미국 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한 바 있으며 지난 2000년부터 2004년 1월까지는 삼성전자에서 디지털미디어 총괄 신규 사업 추진팀장을 맡았다.
◆다국적 기업 u사업 전략
외국 IT 기업들의 국내 유비쿼터스 전략 실현에 한걸음 더 다가가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세계 최대 IT 서비스 업체답게 한국IBM은 텔레매틱스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IBM은 자동차용 텔레매틱스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모바일 기기를 통한 홈네트워킹 서비스가 생활 속의 컴퓨팅 시대를 앞당길 대표적인 사업 분야로 보고 있다. 협력사를 대상으로 각종 솔루션과 기술들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국내 텔레매틱스 및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IBM의 미래 유비쿼터스 전략은 언제·어디서나 컴퓨팅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퍼베이시브(Pervasive)컴퓨팅’ 전략으로 요약된다. 이는 우리 주변에 있는 컴퓨터 및 관련 디바이스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도 쉽고 편하게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인간중심적 컴퓨팅 환경을 말한다.
한국HP는 국내에서 디지털 TV 수요가 점점 증가함에 따라 디지털 TV와 모바일 기기를 연동하는 플랫폼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PDA 등 모바일 기기에도 강점을 지니고 있는 HP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모바일 기기를 대상으로 한 플랫폼을 개발, 국내 유비쿼터스 세상 실현에 일익을 담당할 예정이다. 한국HP 내 컨설팅 사업부는 BcN 및 RFID/USN 등 유비쿼터스 관련 프로젝트의 비즈니스 컨설팅 작업을 수행하고 있어 국내 유비쿼터스 세상 구현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간 중심의 유비쿼터스 세상 구현을 위해 한국후지쯔는 우선 인프라를 마련하기 위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항, 고속도로, 화물, 항만수송을 연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지원하고 u오피스, u정부, 통합IDC 등을 아우르는 고도의 정보 서비스 실현을 목표로 설정했다. 다음으로 건강관리, 교육, 홈네트워킹, 방재 방범 등 디지털 웰빙의 구현이다.
이밖에 인텔코리아는 국내 R&D센터를 통해 차세대 IT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는 디지털 홈 및 홈네트워킹 시장에 본격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