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기술사 양산의 원인으로 지적돼 온 학·경력 기술사제도가 더이상 신규 인력을 배출하지 않는 방식을 통해 점진적으로 폐지된다. 또 관련 태스크포스팀이 구성돼 올연말까지 기술사 검정 및 관리와 관련한 과학기술부의 역할을 강화토록 하는 내용의 체계적 기술사 운영정책을 마련하게 된다.
3일 국무조정실 산하 자격제도개선분과위에 따르면 정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술사제도 개선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격제도개선분과위는 최근 공청회를 개최해 여론을 수렴했으며 이달 안으로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일부 개선방안을 두고 산업현장의 일반 기술자와 기술사 간 그리고 과학기술부와 노동부, 건교부, 산자부, 정통부 등 정부 부처 간 이견이 여전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학·경력 기술사제 점진적 폐지
개선안에 따르면 우선 학·경력기술사제도는 이미 현장에서 활동 중인 학·경력기술사들의 권리는 존중하되 신규 인력을 더이상 배출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사실상 폐지된다. 학·경력기술사란 기술사 검정을 치르지 않아도 일정 수준의 학력, 또는 경력을 가지면 기술사로 인정해 주는 제도를 가리킨다. 분과위는 이 제도가 기술사의 전문성과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국가기술자격 취득자의 고용불안정을 유발한다고 판단, △건설기술관리법(건교부) △엔지니어링기술진흥법(과기부) △정보통신공사업법(정통부) △전력기술관리법(산자부) △소방시설공사업법(행자부) 등의 학·경력기술자제도를 이같은 방향으로 개선키로 했다.
◇기술사 검정·관리 이원화 유지=기술사 검정제도는 현행 국가기술자격법에 따라 당분간 노동부가 그대로 주관하게 된다. 대신 선발(노동부)과 관리(과기부) 체계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사 검정과 관련한 기술사자격정책심의 업무를 과기부가 맡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러나 한국기술사회, 대한기술사회 등 기술사 단체들이 여전히 “기술사제도의 법체계 일원화는 타협할 수 없는 원칙”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분과위는 이밖에도 변호사, 변리사, 세무사 등 다른 전문직종과 마찬가지로 기술사에게도 고유 업무영역을 설정해 배타적인 권리를 보장하기로 하고 세부 방안을 연말까지 마련토록 할 계획이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