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밥이 되고 만 불쌍한(?) 몬스터들!

공포영화에 등장하는 몬스터들은 보기만 해도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끔찍하게 생겼다. 또 엄청난 힘으로 나약한 인간들을 무자비하게 사냥한다. 몬스터들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인간들을 구석으로 몰아 넣는다. 하지만 이런 공포상황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곧 영웅적인 사람들의 반격에 의해 몬스터는 천천히 궁지로 몰리고 결국엔 처절하게 죽임을 당한다. 몬스터가 쓰러지고 주인공의 얼굴이 태양빛에 물들면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장면(혹은 키스신으로)은 공포 영화에 정해진 결말이다.

 그런데 게임은 더욱 가관이다. MMORPG에서 몬스터들은 ‘돈 벌이’와 ‘아이템 전달자’일 뿐 일방적으로 사냥을 당하는 나약한 존재다. 흉칙하고 어마어마한 몬스터들이 왜 이렇게 무기력하게 인간들 앞에 무릎을 꿇고 마는 것일까?

 한마디로 몬스터는 힘센 동물에 대한 공포를 억제하고 우월감을 느끼기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희생양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다른 생물들에 비해 본질적으로 허약하고 겁이 많다.

날카로운 이빨도 없고 긴 손톱이나 독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다. 몸집도 작아 대형 육식동물들의 먹잇감에 불과하지만 ‘생각하는 힘’과 ‘도구’로 끈질기게 생존했다. 그렇다고 덩치 적들에 대한 공포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기에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힘센 동물들은 항상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신선기 시대에 나타난 원시 신앙이 애니미즘(Animism), 샤머니즘(Shamenism), 토테미즘(Totemism)이다. 모든 자연물이나 자연 현상에 정령이 있다고 믿었으며(애니미즘), 인간과 영혼 또는 하늘을 연결시켜 주는 존재로 무당과 주술에 의지했고(샤머니즘), 강력한 힘을 지닌 동식물을 숭배(토테미즘)했다.

몬스터는 토테미즘과 깊은 연관을 가진다. 인류는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힘센 동물들에 대한 공포를 이겨낼 수 있었다. 그리고 상상을 통해 만들어진 몬스터를 제거함으로써 정신적으로도 몬스터로 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서구의 많은 축제는 몬스터에 대한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할로윈 축제가 대표적인 예다.

더게임스에서는 게임과 영화, 소설, 만화 등에서 빈번하게 등장하는 몬스터들의 흔적과 기록을 찾아 보고 그들이 어떤 존재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몬스터들은 역사 속에서 실제 등장한 기록이 있는가 하면 어떤 괴물들은 단순히 상상 속에서 구전과 신화, 전설로 내려오는 것들이 있다.

 게임 속의 많은 몬스터들은 기획자에 의해 창작되기도 하지만 그 유래는 결국 신화와 전설을 토대로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괴물들은 곧잘 공통적으로 캐스팅된다. 대표적으로 마녀, 흡혈귀, 늑대인간, 골렘, 히드라 등은 여러 게임에서 활약하는 몬스터들이다.

<김성진기자 김성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