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기업이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올렸지만 올해는 지난해 수준의 고성장세를 이어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4년은 반도체·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품목이 호조를 띠면서 IT 하드웨어 기업의 상승세가 돋보였지만 올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경기 회복이 다소 지연되면서 지난해와 같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가증권시장=삼성전자·LG전자 등 IT 하드웨어 기업 위주로 구성된 전기전자업종 63개사의 2004년 매출은 총 122조3764억원에 달해 전년 대비 28%나 늘어났다.
IT 대표주자인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32%, 67%씩 크게 늘어나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3년에는 매출 증가율이 10%에도 못 미쳤고 영업이익은 3% 감소했었다.
지난 2003년 구조조정 여파로 적자를 면치 못했던 하이닉스는 흑자로 전환하면서 실적 개선 대열에 합류했다.
반면 통신업종은 번호이동제도에 따른 마케팅비용 과다 지출 등으로 인해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모두 5% 미만의 증가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코스닥시장=역시 하드웨어 업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코스닥 IT 하드웨어 업종 209개사는 지난해 34%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800% 이상 급증했다.
반도체·LCD 장비업체 주성엔지니어링·파이컴 등이 흑자로 전환했으며 지난해 코스닥에 상장한 코아로직·엠텍비젼 등도 IT 하드웨어 업종 실적 개선에 한몫 거들었다.
이에 비해 지난해 코스닥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인터넷 기업은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부진했다. 인터넷 업종 10개사의 매출은 26% 늘어났으나 영업이익은 10% 감소했고 경상이익·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다음이 적자로 전환됐으며 NHN도 경상이익과 순이익이 감소했다.
통신서비스 업종에서는 하나로텔레콤이 흑자를 달성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LG텔레콤은 매출 신장에도 불구하고 경상이익과 순이익 모두 70% 이상 감소해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는 불투명=지난해 큰 폭의 실전 개선에도 불구하고 2005년 IT 경기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미 지난해 3분기부터 실적 증가세가 둔화된 데 이어 이달 중순 발표되는 2005년 1분기 실적도 둔화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분기를 기점으로 LCD 가격이 회복되고 환율 하락에 따른 충격도 흡수되면서 회복세를 띨 것으로 기대되지만 지난해의 상승세를 되찾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창원 대우증권 기업분석부 팀장은 “IT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업종별로 차별화된 흐름을 보일 전망”이라며 “지난해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조윤남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IT 업종의 2005년 전망은 아직 불투명하다”고 전제하고 “최근 이익 전망 하향이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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