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시장이 차이나텔레콤,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넷콤 합병회사(뉴 차이나유니콤) 등 3개사 체제로 재편되면 단기적으론 국내 통신시스템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유니콤과 무선인터넷 포털업체인 유니SK를 운영중인 SK텔레콤도 그 영향권에 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차이나유니콤 일변도의 대 중국 사업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장기적으론 호재가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통신업계는 현지 법인 등을 통해 사실 확인에 나서는 한편 향후 중국사업에 미칠 영향 분석에 들어갔다.
◇왜 재편하나=일단 중국 정부의 3세대 이동통신 사업권 배분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차이나텔레콤에 3세대 사업권을 주자니 이동통신 사업 경험이 없다. 차이나유니콤은 CDMA와 GSM을 병행하느라 차이나모바일과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3세대 사업권을 배분하기 어렵다고 본 중국 정부는 아예 사업구조 자체에 손을 댔다.
6일 관영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한 재편 방향은 거의 확정적인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차이나유니콤의 GSM사업을 차이나텔레콤에 넘길 것으로 전망됐는데 CDMA사업으로 급선회한 것은 3세대 사업권에서 차이나텔레콤을 배려할 것이라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차이나텔레콤과 뉴 차이나유니콤을 유무선 사업을 병행하는 전국 사업자로 육성해 차이나모바일과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의도도 감지되고 있다.
◇국내 업계에 미칠 영향은=단기적으론 부정적이다. 국내 시스템 업체들은 그간 CDMA 사업자인 차이나유니콤을 집중 공략했는데 이 기득권이 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영향력이 더 미칠 수 밖에 없는 차이나텔레콤을 상대하는 게 아무래도 부담스럽다.
그렇지만 시야를 넓게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차이나유니콤은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은 물론 차이나넷콤보다도 영향력이 작은 사업자였다. 그렇지만 3강 체제가 균형을 이루게 되면 투자 경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3세대 이동통신 투자가 앞으로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 분야에 강점을 가진 국내 통신 장비 및 단말기 업체들로선 오히려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국내 업계는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국내업계 반응은=일단 추이를 지켜보자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보도된 구조조정안이 확정된 게 아니고 여러 방안중의 하나일 수 있다”라면서 확정전까지 섣불리 예측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렇지만 관영 매체의 보도인 만큼 확정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사 중국 전략에 미칠 영향을 저울질하기 시작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일시적으론 단말기 및 시스템 구매가 위축될 수 있다”라면서 “그러나 자본력과 인프라를 갖춘 차이나텔레콤이 2세대는 물론 3세대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면 장기적으로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SK 관계자는 “차이나텔레콤이 차이나유니콤의 CDMA사업을 인수하더라도 자회사 지분을 그대로 인수할 것”이라면서 “유니콤과의 포털 서비스 계약도 유효하므로 서비스 자체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오히려 GSM, CDMA 두 분야에 자원을 나눠야 했던 차이나유니콤과 달리 차이나텔레콤은 CDMA에만 집중할 수 있어 더 유리하다”라면서 “고용을 중시하는 중국 정부의 입김 때문에 사업권 인수시 자회사를 떨어낼 가능성은 낮다”라고 분석했다.
신화수·김용석기자@전자신문, hsshin·y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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