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메이드 인 코리아’ 휴대폰과 디스플레이. 오늘날 국산 휴대폰과 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을 누빌 수 있는 원동력에는 국내 전자부품 업계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존재한다.
그 중 삼성전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세계 10대 전자부품 업체에 포함된 회사로, 자타가 공인하는 경쟁력을 갖고 있다.
삼성전기의 국내외 11개 사업장 중 부산 녹산 산업단지에 위치한 부산 사업장은 큰 규모를 자랑한다. 척박한 국내 부품 업계 현실 속에서도 업계 최초로 올해 매출 1조원 돌파가 확실시되는 국내 전자부품의 메카이기도 하다.
삼성전기의 3대 핵심 제품인 고부가가치 기판과 휴대폰용 카메라모듈, MLCC가 모두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지난 98년 자동차 부품 생산기지로 출발했지만 같은 계열사인 삼성자동차가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이듬해 전자부품으로 전환했다.
삼성전기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4년 동안 3000억원 내외의 매출에 그쳤으나 작년 고부가가치 기판과 카메라모듈에 대규모 투자를 한 결과 매출이 880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성장했다.
삼성전기의 올해 매출 목표는 1조1400억원이다. 이 회사는 2007년 고부가가치 기판과 카메라모듈 세계 시장 1위를 달성한 후 오는 2008년에는 꿈의 2조원을 돌파한다는 청사진도 세웠다.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을 총괄하는 김기영 전무는 고속 성장을 거듭하기 위한 방안으로 올해 초 부임과 동시에 ‘세계 최고 제품 경쟁력을 확보한 신바람 나는 일터’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 전무는 “상당수 공장이 중국 등 해외로 이전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최고 효율로 첨단제품을 만드는 생산 거점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최신 설비와 양질의 인력뿐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싶도록 만드는 사업장 문화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에는 ‘거북선센터’와 ‘델타포스’라는 생산성 향상 프로젝트가 있다. 거북선센터는 차세대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각 부문에서 필요 인력을 선발해 시간과 비용 등 모든 지원을 제공하는 태스크포스다. 작년 하반기에 고부가가치 기판 생산성을 높이는 프로젝트를 수율 99%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델타포스 활동은 제조 라인의 효율을 높이는 프로젝트다. 특정 라인의 모델을 시험 삼아 만들어 가동한 뒤 효과가 있으면 해당 라인에 바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기존에 8분 정도 걸리던 노광반 기종 교체 시간을 3분대로 단축, 5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얻기도 했다.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은 생산성 극대화와 함께 신바람 문화를 만들기 위해 ‘Great Work Place’의 머리글자를 딴 ‘GWP’ 활동도 펼치고 있다. 공장장인 김기영 전무가 전 직원에게 직접 편지를 작성하거나 경영 상황을 설명하는 것을 시작으로 ‘번개 호프데이’, 여성 인력이 많은 특성을 감안한 ‘여사원 커뮤니티’, 계층별 ‘도시락 간담회’ 등 깜짝 이벤트로 구성된다. 특히 매달 칭찬 주인공을 선발해 헬기를 타고 여행을 가는 ‘헬기 투어’는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만의 행사다.
‘바닷바람이 워낙 세서 비가 옆으로 내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인 부산의 녹산 산업단지. 아직은 꽃샘추위가 가시지 않았지만 24시간 쉬지 않고 첨단 전자부품을 만들어내는 삼성전기 부산 사업장의 열기는 이미 한여름이다. 이 열기는 그대로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동력으로 이어질 것임에 틀림없다.
부산=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