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이영기 옮김/도서출판 동아시아 펴냄
만유인력 법칙을 발견한 뉴턴은 우주의 모든 운동을 하나의 법칙으로 설명해 고전역학을 완성했다. 그러나 서로 떨어져 있는 물체들 간에 힘이 작용한다는 뉴턴의 주장은 당시 사람들에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장이었다. 실제로 갈릴레이나 데카르트 같은 유명 과학자조차 만유인력에 대해 극렬히 저항했다고 한다.
저자는 뉴턴의 만유인력 개념이 과학에 들어오게 된 데는 분명히 거대한 인식의 전환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뉴턴이나 케플러 등이 만유인력의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 저자는 케플러는 점성술에 빠져 있었고 뉴턴도 한때 연금술사였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이 책의 원제는 ‘자력과 중력의 발견’.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뉴턴에 이르는 2000여년의 과학사를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한 책이다. 과학의 역사를 오늘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당대의 사고방식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에 따라 기존의 과학사를 통박하는 내용이 곳곳에 등장한다.
저자 야마모토 요시타카는 도쿄대 물리학과 박사과정 재학중에 노벨상 수상자인 유카와 히데키의 부름을 받아 교토대에서 소립자 물리학을 연구하면서 차세대 노벨상 수상자로 기대를 모았다. 1960년대 말에 학생운동 세력인 전공투의 도쿄대 의장으로 활동하면서 야스다 강당을 점거했던 인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그는 1969년에 미래가 보장된 대학을 떠나 대학입시학원에서 물리를 가르치며 이 책을 준비해 63세에 역작을 내놓았다. 그는 원서를 읽기 위해 라틴어와 프랑스어를 배우고 고서점에서 수집한 방대한 양의 희귀 문헌들을 독파했다고 한다.
이 책은 과학사 서적으로는 보기 드물게 일반 독자에게서도 사랑받았으며 제57회 마이니치 출판상(2003)과 일본 과학기술진흥재단 저술상 등 굵직한 상을 여럿 수상했다.
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