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비트 범용서버 칩전략 `따로따로`

64비트 범용칩 서버업계가 각사 이해관계에 따라 아이테니엄2, 제온, 옵테론 등 3개 진영으로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한국HP, 한국유니시스, 한국후지쯔, 한국SGI 등은 최근 아이테니엄2 기반의 신제품 서버를 잇따라 출시하면서 아이테니엄 서버시장 확대를 견인하고 있다. 한국IBM과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아이테니엄2 제품 대신에 각각 64비트 제온 칩과 AMD의 옵테론 제품을 적극 밀고 있어 극명한 대조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 3개 진영은 모두 범용칩 기반의 64비트 서버시장의 확대를 꾀하고 있으나 각사의 상황과 경쟁업체의 견제를 위해 각각 다른 칩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향후 시장구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황=아이테니엄2 진영의 대표주자는 한국HP다. 한국HP는 올해 아이테니엄 서버와 PA 리스크 기반 서버의 공급 비중을 5대 5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아이테니엄에 그만큼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한국후지쯔도 올해 야심작으로 아이테니엄2 서버(프라임 퀘스트)를 내놓았으며 한국유니시스는 지난해와 올해 각각 32웨이, 64웨이 아이테니엄2 서버를 출시해 하이엔드 시장의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한국IBM과 한국썬은 아이테니엄 서버 전략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한국IBM은 아이테니엄2 서버의 경우 현재 16웨이 1종만을 내놓았고 신제품 출시 계획은 없다. 대신 64비트 제온 서버의 경우 칩세트를 독자 개발하고 8웨이 제품도 경쟁업체보다 먼저 내놓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썬은 아이테니엄2 서버 뿐만 아니라 64비트 제온 서버 출시 계획도 없다. 현재 선은 엄청난 개발비를 투자해 차세대 칩(락·나이가리아)을 개발 중이며 x86 서버군에서는 AMD와 글로벌 제휴를 통해 옵테론 서버를 적극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유=한국HP가 아이테니엄2 서버 보급에 가장 적극적인 것은 수년 전 자체 칩 개발을 중단하고 인텔과 공조하면서 사실상 아이테니엄 진영을 주도해왔기 때문이다. 업계 표준 선점효과를 최대화하자는 것이 HP의 의도다. HP는 64비트 제온 서버도 4웨이까지만 출시하고 8웨이 이상 하이엔드 제온 서버시장은 아이테니엄2로 대체시킨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리스크 계열 칩인 스팍칩과 솔라리스 OS 기반의 대형 제품만 갖고 있었던 후지쯔가 미션 크리티컬 제품인 프라임 퀘스트를 내놓은 것은 오픈 플랫폼 시장에 적극 뛰어들겠다는 공식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유니시스, SGI 등도 아이테니엄2 서버 외에 선택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이에 반해 한국IBM이나 한국썬이 아이테니엄2에 소극적인 것은 HP를 견제하기 위한 의도가 다분히 많다. 인텔 견제의 의미도 있다. 두 업체는 서버업계에서 거의 유일한 칩 생산업체다.

 ◇전망=범용칩 서버 전쟁에서 그동안 인텔이 64비트 서버 칩의 대표주자로 내세운 아이테니엄2가 하이엔드 범용칩의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거리다.

 전인호 한국HP 이사는 “인텔의 아이테니엄2 진영에 참여하는 업체가 많아진다는 것은 이 시장 자체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천문학적인 투자로 만들어진 아이테니엄 칩 성능과 서버 경쟁력은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국IBM과 한국썬은 “아이테니엄2 시장은 성숙하지 않았으며 시장 평가도 기대 이하”라며 “범용 칩을 기반으로 한 오픈 플랫폼은 확대되겠지만 현재 아이테니엄 서버시장은 생각보다 천천히 오고 있으며 가격도 높다”고 주장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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