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다이아몬드`가 부른다

‘반갑다! 야구야∼’ 야구시즌이 돌아왔다.

 당대 최고 인기 스포츠인 2005 한국프로야구가 2일 전국 4개구장에서 일제히 막을 올렸으며, 4일엔 메이저리그가 작년 월드시리즈 우승팀 보스턴레드삭스와 뉴욕양키스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에앞서 지난달 26일엔 국민타자 이승엽의 진출로 관심이 더 높아진 일본 프로야구가 개막됐다. 겨우내 야구시즌을 학수고대했던 팬들에겐 더 없이 반가운 소식이다. 본격적인 야구의 계절이 다가온 만큼 이럴때 야구게임에 한번 푹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랜디존슨이나 커트실링 등 MLB 최고투수가 되어 내로라하는 강타자들을 단 공 세개로 셧아웃시키거나 혹은 배리본즈나 세미소사 같은 세계적인 거포가 되어 공을 담장밖 멀리 날려보내는 짜릿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오로지 게임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스포츠’는 게임시장에서 가장 오래된 키워드 중 하나다. 스포츠의 기본 속성인 ‘대전’ ‘승부’ 등이 게임의 속성과 일맥 상통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룰만 익히면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게임의 특유의 매력이 많다.

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몸이 따라주지 못해도 간단한 경기 규칙만 알고나면 간단한 버튼이나 키조작으로 광속구를 마음껏 뿌려대는 것은 물론 홈런과 도루를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다.

야구 경기 자체는 수 백년이 지난 지금도 큰 변화가 없지만, 야구게임은 그동안 숱한 작품이 출시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엔 네트워크·컴퓨터그래픽·프로그래밍 등 첨단 IT기술 발달에 힙입어 거의 실제와 구분이 어려운 게임까지 등장했다.

특히 게임 플랫폼의 다변화에 맞춰 야구게임 역시 아케이드, PC, 콘솔에 이어 모바일 및 온라인버전까지 등장했다. 이제 굳이 야구장을 찾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든 야구를 즐길 수 있는 길이 열린 것. 올봄엔 야구게임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원 없이 한번 풀어보자.‘박찬호가 베이브루즈를 만난다?’ 현역 메이저리거인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부르즈를 상대하는 것은 그야말로 꿈같은 일이다. 그러나, EA의 ‘MVP베이스볼’에선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라이선스를 바탕으로한 이 게임은 전·현역 메이저리거들의 방대한 실제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매우 사실적인 그래픽과 사운드, 간편한 조작과 빠른 게임 진행, 그리고 다양한 부가 재미가 쏠쏠한 그야말로 야구 게임의 바이블로 불리운다.

특히 2004년판과 달리 최근 출시된 2005버전(PC용)은 선구안 기능이 추가돼 주목된다. 신개념 비주얼 인디케이터로 공이 투수의 손을 떠나는 순간 투구를 읽어낼 수 있어 필드정복이 가능한 것. 특유의 타석 콘트롤 기능과 투구 예측력 등도 눈길을 끈다.

이번 ‘MVP베이스볼2005’에선 또 구단주 모드(Owner Mode)가 새로 추가돼 스프링 트레이닝 동안 성장하는 선수로 선발 라인업을 재구성하고 여러 가지 미니게임으로 선수의 특기를 키워주는 일이 가능해졌다.

한국 게이머 입장에선 각종 트레이드설에 가슴 졸이고 있는 박찬호·김병현·최희섭·구대성 등 현역 코리안 메이저리거 9명을 중심으로 ‘코리안 드림팀’을 결성, 월드시리즈에 진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일 것이다.

이번 2005버전은 특히 ‘트리플플레이’에서 시작된 이 시리즈 사상 최초로 한글화돼 재미가 배가됐다. PC버전에 이어 이달 중순경 PS2·X박스 등 콘솔버전이 출시되고 PSP용으로도 5월경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메이저리그를 소재로 게임 중에선 ‘MVP베이스볼’과 거의 쌍벽을 이룬다. 3DO가 출시한 이 게임은 90년대말 야구게임 전성기 시절부터 ‘MVP베이스볼’과 치열한 인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이히트 베이스볼’의 최대 장점은 사실성. 라이벌인 트리플 플레이가 아케이드 요소가 강한 반면 이 게임은 그래픽은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매우 사실적인 게임플레이에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우선 투수의 구질이 매우 다양해 제대로 맞추기가 어렵고, 공을 쳤을 때 날아가는 궤적이나 선수가 공을 던졌을 때와 같은 상황에 실제 물리역학을 이용한 사실묘사가 두드러진다. 전작에 비해 한층 강화된 게임 튜닝 기능과 무려 27가지에 이르는 피칭 투입이 돋보인다.

인공지능(AI) 기능도 매우 뛰어나 9회에 동점인 경우 원아웃에 주자가 3루에 있다면 과감하게 스퀴즈 플레이를 하는가하면, 9회말 수비에서 원아웃에 1, 3루라면 고의사구로 주자를 채우기도 한다.

많은 야구게임이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타자가 친 공을 2루수가 잡아서 3루로 던졌는데 세이프가 되면 안타로 기록하는데 이 게임에선 ‘야수선택’으로 기록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3DO를 인수한 MS가 스포츠게임 개발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아 2005버전이 언제쯤 나올지 기약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러나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액션과 특유의 정교한 사실성은 스포츠 액션 게임 매니아와 하드코어 스포츠 시뮬레이션 매니아를 모두 만족시키기에 충분하다.야구의 양대산맥은 미국과 일본이다. 메이저리그에 비해 일본 프로야구는 역사가 짧고 시장이 작지만, 경기 수준 등 여러면에서 미국과 쌍벽을 이룬다. 야구게임 역시 ‘MVP베이스볼’ ‘하이히트베이스볼’ ‘하드볼’ 등 메이저리그를 소재로한 미국산 빅3에 견줄만한 불후의 일본 게임들이 적지않다.

대표적인 것이 ‘위닝일레븐’시리즈로 축구게임의 신화를 쌓아올린 코나미가 자랑하는 PS2용 ‘실황파워플프로야구’다. 이 게임은 일본에서만 11편까지 나올정로도 엄청난 유저층을 확보한 스테디셀러로 분류된다. 뿌리가 다른만큼 ‘실황프로야구’는 ‘MVP베이스볼’ 등 미국게임들과는 컨셉트면에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우선 게임풍 자체가 SD적인 그래픽으로 치장돼 전면에 카툰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얼핏 보면 야구의 실제성과는 전혀 달라보인다. 오히려 한 편의 애니메이션 같다. 그러나 게임플레이 자체에선 높은 퀄리티와 리얼리티로 무장했다. 데이터면에서도 일본 프로야구의 현황 데이터가 잘 녹아들어있다. 올해안으로 출시될 12편에는 아마도 지바 롯데마린스에서 뛰고 있는 국민타자 ‘이승엽’의 모습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석세스 모드. 플레이어 하나를 메이킹, 유저가 직접 육성시키는 모드로 실제 야구 선수를 키우는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게임성과 육성 그리고 시나리오 지원 측면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는 평이다. 온라인버전까지 등장,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에만 접속해 상대와 대전을 벌일 수도 있는할 수 있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