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3, 4년 전까지만 해도 휴대폰으로 번 돈의 대부분을 일본 부품업체에 내 준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나라가 최첨단 휴대폰 부품의 메카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카메라폰용 모듈, 휴대폰용 힌지, 연성 PCB 등 대부분의 휴대폰 부품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고 있는 데다가 이제는 일본에까지 부품을 역수출할 정도로 국내 기업들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카메라폰, 동영상폰, DMB폰 등 최첨단 휴대폰의 테스트베드로 자리잡고 있는 데다가 국내 부품 기업들의 수준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앞으로도 휴대폰 부품 분야는 국내업체들의 선전이 예상된다.
휴대폰용 디스플레이는 과히 국내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삼성전자가 지난 2001년 중소형 휴대폰 사업에 뛰어든 이후 올해 휴대폰용 TFT시장에서 1위 등극을 앞두고 있다. 삼성SDI는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STN LCD의 지속적인 1위 업체다. 지난해 이 회사는 22%의 시장 점유율을 달성, 전세계 휴대폰 5대 가운데 1대는 삼성SDI의 제품이 채택됐다. 또 삼성SDI는 차세대 휴대폰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후발업체들도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LG필립스LCD, LG이노텍 등도 휴대폰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으며 OLED 시장은 LG전자, 코오롱네오뷰, 오리온전기 등이 올해부터 매출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 SKC, 대우일렉트로닉스, 현대LCD 등도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OLED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이어서 이 분야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수혈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래 디스플레이인 능동형 OLED는 삼성전자, LG필립스LCD, 삼성SDI, LG전자 등이 기술 개발을 진행, 오는 2006년부터는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할 태세다.
카메라폰의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카메라모듈 업계는 작년 비약적인 성장을 일궈냈다. 삼성전기와 삼성테크윈, 한성엘컴텍, 선양디엔티가 4강 구도를 굳힌 가운데 씨티전자나 마이크로샤인 등 후발 주자들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작년 국내 카메라모듈 업체의 판매량은 약 6000만대로 추산되는데 올해는 2배 이상인 연간 1억30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세계시장의 50%에 달하는 비중이다. 시장 규모도 작년 약 7000억원에서 크게 늘어난 1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뿐 아니라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도 카메라모듈 종주국인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CCD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는 CMOS 카메라모듈의 경우 국내 기술로 500만 화소 제품이 나왔고 300만 화소 광학 줌 제품도 개발됐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추진하는 CMOS 이미지센서 국산화가 빠르게 진전될 경우 고화소 제품 개발에 더욱 탄력이 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카메라모듈 업체들은 내수 시장은 물론 중국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으며 일본 시장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이 밖에 휴대폰 디스플레이용 BLU, 힌지, 연성PCB 등도 국내 기업들이 세계적인 반열에 올라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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