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청, 1조원 모태펀드..곱지않은 시선

올 초부터 거듭돼 온 1조원 모태펀드 투자관리기관 선정을 둘러싼 논란이 정부의 전담기관 설립 방침에 따 중소·벤처기업 투자활성화를 위한 길을 열었다.

 하지만 그간의 잡음을 완전히 해소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출범하게 된 것은 정부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정부는 다음달 투자관리 전담기관을 신설함에 따라 모태조합을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당장 하반기부터 오는 2009년까지 5년간 1조원의 펀드 재원을 조성하고, 이와 동시에 매년 간접투자 방식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에 2000억원을 신규 투자하게 된다.

 하지만 신설될 전담기관이 기존 다산벤처의 확대 개편안에 불과하다는 시각, 중진공 등 일부 기관의 구조조정 및 이에 따른 반발 등은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전담기관 어떻게 운영되나=투자관리기관의 전문역량이 발휘될 수 있도록 운영의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방침이다. 출자업무 공정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투자관리 전문기관 내에 ‘출자심의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출자 실적은 ‘창투사 투자활동 공지시스템’을 통해 대외에 공개키로 했다. 단 도덕적 해이 방지와 객관성 유지를 위해 내부감사를 실시하고 리스크관리팀을 운영하는 등 상시적인 모럴 해저드 방지시스템을 마련키로 했다.

 ◇‘제2의 다산벤처’ 전철 우려=‘새 술은 새 부대에 담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달리 신설기관이 전문인력을 보완한 다산벤처의 확대판이란 분석도 있다. 당초 다산벤처를 폐지한다고는 했으나 투자조합의 사후관리업무와 인력이 신설 기관에 흡수되는 모양새인만큼 사실상 ‘제2의 다산벤처’로 보는게 맞다는 지적이다.

 다산벤처는 지난 1999년 말 ‘벤처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정부 출자 창투사로 출범했으나, 계속되는 경영진의 정부 낙하산 인사와 조합 운영 전문성 결여로 비난을 사 왔다.

 중진공 노조 관계자는 “정부의 전담기관 신설안은 기존 다산벤처와 큰 차별성 없이 확대 개편한 것에 불과하다”며 “과거 다산벤처의 운영 사례에 비춰볼 때 공공성과 전문성도 상당히 걱정된다”면서 15일 비상대위원대회의를 소집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중진공·다산벤처 인력 구조조정 불가피=이번 전담기관 신설로 다산벤처와 중진공의 업무 및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재 폐지를 눈앞에 두고 있는 다산벤처는 15명의 정규 및 계약직 인력이, 7800억원 규모의 투자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중진공 투자관리처에는 20여명이 각각 근무하고 있다.

 중기청은 전담기관 신설시 기존 기관의 인력을 전원 승계하지 않는 대신 다산벤처와 중진공에서 각각 6명, 7∼8명의 조합사후관리 인력을 공모 형식을 거쳐 선발한다는 계획이어서 다산벤처와 중진공 인력들의 신분 불안에 대한 동요가 일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신선미기자@전자신문, smsh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