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사로운 햇살과 살랑살랑한 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최근 산이나 들로 봄나들이를 떠나는 인파가 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피부는 봄을 아주 싫어한다. 강한 봄볕과 건조한 바람, 여기에 황사까지 더해져 피부는 봄외출이 괴롭기만 하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는 날이면 기미가 생기거나 피부를 상하기 일쑤이기 때문에 어느때보다 피부관리가 중요하다. 봄철 피부 관리에 빨간등이 켜지면서 20∼30대 여성들을 중심으로 최근 화장품 냉장고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특히 순식물성, 무방부제, 순금 화장품, 양태반화장품 등 고가의 화장품이 늘어나면서 일부 주부들에게 인기다. 수 년전까지만해도 고가의 기능성 화장품을 보관하는 사치품 정도로 치부됐지만, 점차 필수 가전으로 인식되는 추세다.
올초 발표된 대한상의 ‘2005 소비키워드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3S, 즉 ‘싱글’(Single) ‘안전’(Safety) ‘자기만족’(Self-Satisfaction) 등과 같은 소비자 생활 패턴의 변화로 화장품 냉장고 수요가 더욱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기능성 화장품 보관에 ‘필수’
대개는 화장품을 상온 보관하면서 사용하지만, 화장품을 보관하는 적정 온도는 8∼12℃로 약간 시원한 정도가 가장 적당하다. 특히 레티놀, 콜라겐 등 기능성 화장품들은 대개 고온에 치명적이어서 낭패를 보기 쉽상이다. 이럴땐 화장품 냉장고가 매우 효과적이다.
화장품 냉장고는 박테리아 서식량을 50배 가량 감소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레티놀과 콜라겐 함유 화장품은 저온 보관이 필수적이어서 기능성 화장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겐 화장품 냉장고가 필수 가전으로 인식되고 있다.
레티놀은 지용성 비타민 A로 주름 개선에 효과가 있는 제품으로 원료 특성상 시간이 지날수록 함량이 감소한다. 단백질로 구성된 콜라겐도 잘 썩기 때문에 저온 보관이 필요하다.
고가의 기능성 제품 외에도 스킨로션·밀크로션·에센스·크림·색조화장품 등 일반 화장품들도 7˚C 내지는 12˚C에서 보관하는 등 최적의 상태를 유지하면 최대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화장품 냉장고업계 관계자들은 “이제 남성들도 피부관리를 위해 기능성 화장품에 관심이 높을 정도”라며 “화장품 냉장고가 머지않아 김치냉장고 못지않게 일반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 가격대비 성능 고려해야
현재 시중에 시판되는 화장품 냉장고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 제품과 중소 메이커에 이르기까지 15∼20종에 이른다. ‘챠빌(이젠텍)’ ‘뷰티쿨(세화)’, ‘시엘(삼성전자)’ ‘미니쿨(씨코)’ ‘예리(예리)’ ‘뷰티컬렉션(올리베리)’ 등 전문 브랜드로 자리잡은 제품도 많다.
화장품 냉장고는 보통 냉각판의 위치에 따라 간접냉각방식과 직접냉각방식으로 구분되는데, 직접냉각방식은 화장품 냉장고 내부에 냉각판이 있으며 냉각효과가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반면 간접냉각방식은 약간 공간을 두고 냉각시키는 방식으로 화장품 병에 이슬이 맺히지 않는게 특징다. 대부분의 제품은 열전반도체 소자를 이용해 전략 소모량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화장품을 넣을 수 있는 저장 용량은 5리터∼10리터 사이다.
가격은 일반적으로 10만원대 저가 제품에서부터 50만원대 고가제품까지 매우 다양하다. 초기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급 가격이 점차 낮아져 구매 부담이 상당히 줄어든 편이다. 최근엔 중국산 저가 제품이 유입되면서 가격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그러나, 대개 저가 제품들은 냉각효율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거나 이슬이나 물이 생기고 소음이 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냉장고는 가격에 따라 기능상에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너무 싼 제품만 고집하지 말고, 가격 대비 성능을 꼼꼼히 살펴보고 구매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중배기자 이중배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