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IT 후폭풍에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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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이 국내외 IT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대외 악재가 겹치며 폭락했다.

18일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 모두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중장기 상승 추세가 훼손된 것 아니냐는 우려감이 증폭됐다. 특히 1000선 회복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됐던 IT주가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여파로 동반 추락, 시장의 불안감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세계증시, 동반 약세=이날 종합주가지수는 22포인트(2.35%) 떨어지며 지난 2월 이후 2개월 만에 930선을 밑돌았다. 코스닥 역시 19포인트(4.31%)나 빠지며 지난 1월 이후 최저 수준인 429포인트로 추락했다.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LG필립스LCD·IBM 등 국내외 IT기업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한데다 미국 경제가 ‘소프트패치(경기회복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이날 한국은 물론 일본·대만·홍콩 등 아시아 주요 증시 모두 2∼3% 하락했으며 이에 앞서 지난 주말에는 미국 증시가 연중 최저수준으로 밀려났다.

◇조기 회복 기대 어려워져=아직 주요 증권사들은 주식시장의 중장기적인 상승추세가 유효하다는 전망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SK증권은 △투자심리 악화 △2분기 기업 실적 부담 △내수회복 지연 등으로 당분간 약세 조정이 불가피하다며 단기 약세를 인정하고 보수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어 종합주가지수 900선 하회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던 경기회복이 다소 지연되면서 조정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폭락 후 즉각적인 반등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IT주, 길게 봐야=주식시장의 분위기가 급랭하면서 하반기 경기 회복을 배경으로 투자 매력도를 높였던 IT업종도 단기적으로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아직 하반기 IT업황 개선에 대한 전망이 유효한 만큼 중장기적인 시각에서는 매수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SK증권 전우종 리서치센터장은 “IT기업의 2분기 실적이 1분기에 비해 안 좋아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IT주의 약세가 예상된다”며 “다만 하반기 IT 경기 회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장기 투자자라면 매수 전략을 가져갈 만 하다”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전자신문, newle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