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LCD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국 LCD업계에 합병을 주문하고 나섰다고 대만 커머셜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기업들을 뛰어넘기 위해 대만 정부가 LCD업체들에 합병을 주문할 것’이라는 우 룽이 대만 행정원 부원장의 말을 인용해 “합병을 통한 대형화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대만 금융계처럼 LCD업계에서도 합병이 시도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대만 LCD업계는 만성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해결하고 공급량 조절과 가격정책을 주도하기 위해 업체 간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대만 정부 고위 관계자가 직접 LCD업계의 합병을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만 정부와 업계를 중심으로 LCD업체 간 합병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대만 최대의 LCD업체인 AU옵트로닉스의 경우 시장 점유율에서 한국의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수준이다. 따라서 대만업체들은 한국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신제품 양산과 가격 결정에 많은 지장을 받아왔다.
업계 전문가들은 만약 대만LCD업계에서 구조조정이 일어난다면 대형업체 간 합병보다는 콴타나 한스타 혹은 지난해 상장된 탑폴리, 옵토일렉트로닉스 등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업체들 간에 합병이 우선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커머셜타임스는 AU옵트로닉스를 포함한 대만 LCD업체들이 합병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