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중소 PC업체를 겨냥한 새로운 조달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공공과 조달시장에서 중소 PC업체의 입지가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조달청은 20일 조달시장에서 중소 PC업체의 입찰 참여 기회를 넓히기 위해 PC 사양을 표준화해 이에 맞게 제품을 출시하면 브랜드에 관계 없이 조달청이 이를 보증해 주고 서비스까지 책임져 주는 제도의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조달청은 이미 기본 계획을 확정했고 사양이 마무리되는 5월부터 이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그동안 중소 PC업체들은 제품·기술은 대기업에 버금가지만 인지도가 취약하고 사업 규모가 작을 뿐더러 조달계약 조건의 우선 순위 가운데 하나인 공급 사이트가 크게 부족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아 왔다.
조달청이 추진 중인 ‘표준 스펙’제도는 다수공급자 물품계약제도(MAS)에 따라 조달 자격을 얻은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이뤄지며 조달청이 고시한 사양을 개발한 업체에 대해서는 조달청이 제품과 서비스를 보증해 주는 게 골자다. 나아가 일부 품목은 일괄적으로 조달청이 구매해 주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조달청은 이를 위해 산업기술시험원에 각 정부 부처와 행정 전산망 용도로 필요한 표준 사양을 의뢰해 논 상태다. 시험원은 이에 따라 학계·산업계 전문가 중심으로 자문단을 구성하고 PC 표준 사양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품목은 상대적으로 중소기업이 많이 포진해 있는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 PC를 대상으로 시작하며 호응이 좋을 경우 다른 품목으로도 적극 확대키로 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애프터서비스(AS)가 취약한 점을 고려해 이들 업체의 PC에 대해서는 조달청에서 직접 3년 동안 서비스를 보증해 주기로 했다. 이와 관련 조달청은 전국 서비스가 가능한 전문 PC AS업체를 대상으로 선정 작업도 진행 중이다.
김윤달 조달청 중앙보급창 구매과장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조달시장에서 중소업체의 입지가 커지고 우량 중소기업을 육성하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국내 공공·조달 시장은 PC 품목만 따져도 한 해 7000∼8000억원에 달하지만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 등이 90% 정도를 점유해 왔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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