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프로세서에 두 개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설계하는 ‘듀얼코어’ 바람이 국내 시스템 반도체 업계에도 불기 시작했다.
‘듀얼코어’는 그동안 군사용, 고성능 통신 시스템 등에 주로 사용됐으나 최근 인텔, AMD 등 CPU 업체들이 멀티코어 전략의 일환으로 제품을 쏟아내면서 소비자 가전용 반도체에도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PC뿐 아니라 휴대폰, PMP 등의 모바일 기기에서의 프로세싱 기능이 강화되고 멀티태스킹 기능이 중시되기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앞으로 듀얼 코어 추세가 국내의 칩 업계에서도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멀티미디어 칩 업체인 매직아이와 MCS로직이 처음으로 듀얼 코어 제품을 내놓고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매직아이(대표 손해윤 http://www.mesdigital.com)는 올해 본격적로 판매중인 자사의 주력 칩인 ‘MMSP2’를 설계하면서 CPU를 두 개를 사용했다. 이 칩에는 ARM920T 및 ARM940T CPU가 있어 하나의 칩이 두 개의 칩인 것처럼 움직인다. 이 회사 손해윤 사장은 “이 칩을 사용하는 네이게이션 단말기에서 MMSP2의 한 CPU가 네비게이션 하면서 동시에 다른 CPU가 MP3 음악을 구동하는 등 멀티 기능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매직아이 측은 듀얼 코어 칩을 사용함으로써 프로세서를 두 개 사용하는 것보다, 시스템의 크기를 작게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전력 효율성, 가격 등에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MCS로직(대표 남상윤 http://www.mcslogic.co.kr)은 노래방 기기, MP3P, 주크박스 등에 사용가능한 반도체인 ‘MLC3890’에 듀얼 코어를 구현하고 양산에 들어갔다. 이 칩은 32비트 ARM7과 회사 측이 자체 개발한 32비트 RISC 프로세서를 동시에 갖췄다. ARM7 CPU는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제어하며, MCS로직 측이 개발·설계한 CPU는 오디오 프로세싱을 담당한다.
MCS로직 관계자는 “이 칩을 통해 각종 오디오 파일을 디코딩하면서 동시에 이 음악을 배경으로 사람의 목소리 등을 바로 인코딩 할 수 있다”며 “하나의 칩에서 두 개의 CPU가 구동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태기자@전자신문, star@
사진: 매직아이가 개발한 듀얼코어 멀티미디어 프로세서인 MMSP2(왼쪽), 인코딩 및 디코딩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MCS로직의 MLC38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