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 중국.박한진 지음.해냄출판사 펴냄.
13억의 세계 최대 인구, 외국인 투자기업 50만개, 외국인 한해투자 500억달러, 하루평균 외환보유고 증가액 5억달러….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을 표현하는 수식어는 세계에서 가장 유망한 시장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화려함 일색이다. 이미 중국은 대한민국 최대 수출시장이자 1위의 투자대상국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나아가 오는 2015년경이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 대국화가 예상되고 있으며 2040년이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은 이미 우리에게 외국 시장이 아닌 또하나의 내수시장이며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전이자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교두보다.
그렇다면 중국의 10년 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중국의 경제 성장은 한국경제에 득이 될까 아니면 실이 될까.
이 책은 이미 시작된 중국의 변화와 현재의 위기를 분석하고 이것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응방안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중국 분석서다. KOTRA 중국 지역본부에 근무하며 다년간 중국내 비즈니스를 연구한 필자의 경험과 노하우를 집약하고 있다.
저자는 지금까지의 양적 팽창에서 질적 팽창을 추구하며 100년 앞을 내다보는 중국의 국가경영을 주목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 GDP의 등장과 ‘꽌시(關係)’가 아닌 능력 중심의 경쟁사회로 변모하는 현상이 바로 그 증거들이라고 주장한다. 동북아지역 허브를 노리는 중국의 거대 경제권역들이나 위엔화의 국제화 가능성, 화상(華商)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경제 네트워크인 ‘그레이터 차이나’, 중국형 세계 경영인 ‘저우추취(走出去)’ 등을 통해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꿈꾸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의 야망을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이처럼 무한 팽창하는 중국의 모습에서 한국의 10년 후는 결코 밝지만은 않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저우추취’에 따른 중국의 적극적인 해외진출로 한국이 딥 임팩트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한다. 즉 한국기업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M&A와 중국기업들의 국내시장 점령 등 심각한 경제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성급한 위기론과 기회론에 휘둘린 채 10년전과 달라진 것이 없는 우리의 중국에 대한 인식과 행동을 질타한다. 이런 중국의 변화와 위기앞에 한국 기업과 정부를 포함한 공동체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중국에 대한 연구 및 투자를 펼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 책은 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경영인은 물론 중국의 변화의 속도와 내용을 체험하려는 일반인들에게도 중국의 현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이규태기자@전자신문, kt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