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모니터 업체들이 17인치 LCD패널의 연이은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판매가를 현상태로 유지하거나, 오히려 인하할 방침이다. 업체들이 패널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 감소를 내부적으로 수용하고,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시장 점유율 확산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LG전자는 17인치 LCD패널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현재 판매가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현대이미지퀘스트·에이텍·비티씨정보통신 등 중견 LCD모니터 업체도 가격을 동결하거나 아예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중이어서 LCD모니터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17인치 LCD패널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 시작한 때는 작년 연말부터다. LG필립스LCD와 대만 AUO는 지난 2, 3월 패널 공급가격을 5달러 내외씩 인상했다. LG필립스LCD의 경우 이 달은 지난 3월과 동일한 170∼180달러에 중소기업에 공급하고 있지만 내달 다시 소폭 인상할 예정이다. 그간 추가주문에 한해서만 가격을 조정해온 삼성전자도 이 달 17인치 패널가격을 5달러 인상함으로써 사실상 세계 LCD패널값이 모두 인상됐다.
LCD모니터 제조원가에서 패널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 업계는 패널 가격 인상으로 원가 부담을 느끼고 있으나, 기존 마진폭을 줄여서 현재의 모니터업계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가격동결, 나아가 가격인하라는 결정을 내리고 있다. 또 17인치 LCD모니터가 전체 시장(대수)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품목이라는 점에서 시장 점유율 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욱이 덤핑물량에 비수기 시즌까지 겹치면서 업체간 사할을 건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인치에서 적자를 보더라도 19인치 모니터로 충분히 상쇄가 가능하다는 점도 또 하나의 이유다. 업계는 19인치 LCD패널 가격이 꾸준히 떨어지는 추세여서 17인치 모니터 판매 과정에서 생긴 적자분을 상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성수기라면 가격을 올리겠지만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원자재 상승에 따른 가격인상을 고려하기는 힘들다”며 “대신 19인치 모니터나 음이온 모니터와 같은 고부가 제품에 전력할 방침”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에이텍측도 “모니터에서는 수익모델을 찾기 힘들어지고 있다”며 “LCD TV를 강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정은아기자@전자신문, eaj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