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공계 껴안기 과기계 엇갈린 반응

 사진=최근 삼성전자가 국내 이공계 3대 명문 대학과 지원, 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KAIST, ICU, POSTECH 건물 전경.

 삼성전자가 한국과학기술원(KAIST)·포항공과대학(POSTECH),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등 이른바 국내 이공계의 ‘트로이카(삼두마차)’ 끌어안기에 나선 가운데 업계와 대학들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다.

 과학기술계 및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들은 초일류 기업과 이공계 최고대학 간 협력모델은 참여정부가 강력히 드라이브하는 산학협력 강화는 물론 △대학 재정 다각화 △기업의 체계적 인력수급 확보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취할 수 있는 윈윈모델이란 점에서 긍적적인 면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삼성전자 일변도의 편향적 인력양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협력 및 지원 현황=삼성전자가 최근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분야는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차세대 이동통신 4G기술과 4G단말로 서비스될 e-헬스 등이다.

 KAIST와는 지난 15일 LCD 총괄 이상완 사장이 LCD 및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공동연구와 핵심 기술을 개발할 ‘디스플레이 연구 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이날 양측은 모바일 및 유비쿼터스 분야의 시스템온칩(SoC)기술 개발을 위한 산학 컨소시엄 형태의 소시움(SoCium) 연구센터도 전격 개소했다. KAIST 재학생 전원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반도체 학과를 신설키로 하고 우선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키로 했다.

 ICU와는 지난달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 분야의 산학협력 공동연구센터 설립을 목표로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매년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 본인이 원할 경우 공학부 졸업생 전원을 채용키로 했다. 포항공대와는 지난해 말 LCD사업부문에서 산학협력 MOU를 교환했다. 향후 5년간 매년 3억원을 포항공대 LCD 연구분야에 지원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지원 놓고 해석 엇갈려=지난해 말과 올해 들어 삼성전자가 KAIST, ICU, 포항공대와 부쩍 지원을 강화하고 나선 데 대한 과기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삼성의 100년 대계를 내다본 구상’이라는 시각과 ‘100년 지배를 위한 포석’이라는 엇갈린 해석이 그것이다.

 과기계는 일단 긍정적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학협력 강화 정책과 맥을 같이하는 데다 대학인력의 수준 향상을 위한 재정확보 △현장 중심의 고급 인력 양성 등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는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어쨌거나 대학 입장에서는 재정 수급의 다변화와 산학협력 강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체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기계 일각의 우려도 만만치 않다.

 일부 과기인들은 “삼성이 원하는 대로만 대학인력 양성이 이루어질 경우 과기인력 양성의 분야별 균형이 깨지는 편향성이 나타날 수 있고 이는 향후 대학인력 양성의 중심축까지 바꿔 놓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