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파이`에 분노

쿠키의 백업을 복사해 사용자가 쿠키를 사실상 지울 수 없게 만드는 ‘파이’ 기술이 웹 사이트 운영자들과 관련 업체들 사이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공격적인 쿠키 때문에 인터넷 사용자들이 모든 쿠키를 불신하게 만들고 있다고 파이에 대해 분개하고 있다.

 유나이티드 버추앨러티스가 개발한 파이는 컴퓨터의 98% 이상에 로딩된 기술인 매크로미디어 플래시 플레이어의 이른바 ‘LSO’에 숨어 있다가 다른 쿠키를 백업 복사함으로써 온라인 사용자가 쿠키를 삭제한 뒤에도 백업 복사 형태로 쿠키를 살려 놓는다. 테넘바움 창업자는 사용자가 처음부터 모든 쿠키를 거부하기로 결정할 경우에만 쿠키를 폐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일괄적인 쿠키 거부는 브라우저 설정을 조정함으로써 실행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용자에게 가혹한 조치다.

 파이에 대한 분노는 인터넷 사용자 중 무려 39%가 최소 한 달에 한 번씩 컴퓨터에서 쿠키를 그것도 수동이 아닌 자동으로 삭제하고 있다는 주피터 리서치의 여론 조사 결과 이후 터져나왔다. 인터넷 사용자들이 쿠키를 이처럼 대거 삭제하는 것은 이들이 스파이웨어뿐만 아니라 쿠키까지 도매금으로 삭제하는 안티 스파이웨어 소프트웨어를 내려받고 있기 때문이다.

 주피터에 따르면 쿠키 삭제율이 최근 1년 만에 온라인 사용자의 58%까지 올라갔다. 문제는 고객수나 재방문자수, 웹 사이트 사용 습관과 기호, 광고 성과, 광고에 대한 고객 반응 등 중요한 자료들을 추적하기 위해 인터넷 사용자 개인 정보를 찾는 사이트 운영자들이 지속적인 쿠키 삭제율 상승에 겁먹고 있다는 점이다.

 광고주는 ‘제3자 쿠키’, 즉 인터넷 사용자가 방문한 사이트의 파트너가 인터넷 사용자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에 설치한 쿠키로부터 소비자 정보를 얻는다. 그런데 이 같은 정보가 안티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에 의해 빨리 삭제되는 바람에 수집되지 않는 것이다.

 기업 온라인 광고 지원업체 디드잇닷컴의 케빈 리 창업자는 “쿠키는 대부분 선의의 파일인데도 불구하고 무조건 나쁘다고 잘못 생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피터 리서치의 에릭 피터슨 애널리스트는 “특정 회사를 비판하고 싶진 않지만 그런 짓은 소비자의 눈을 완전히 가리려는 소행”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파이를 사용할 경우 소비자는 대체로 선의의 쿠키인 매크로미디어 플레이어의 ‘플래시 쿠키’를 포함해 모든 쿠키를 나쁘다고 의심하게 돼 모든 쿠키를 지우는 강력한 안티 스파이웨어 프로그램을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