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비트 컴퓨팅 `봄 기지개`

애플리케이션 잇단 출시…시장 활기

범용칩 기반의 64비트 컴퓨팅 환경을 지원하는 애플리케이션 출시가 잇따르면서 관련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칩과 운용체계(OS)에 대한 지원은 지난해 시작됐으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애플리케이션이 절대적으로 부족, 그동안 시장 성장을 가로막아 왔다.

 특히 국내 기업용 솔루션업체들이 64비트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잇따라 내놓고 범용칩 기반의 64비트 진영에 적극 합류하면서 외국계 솔루션업체들과 경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어 주목된다.

 ◇국산 SW, 64비트 본격 지원=국내 솔루션업체들은 범용칩 기반의 64비트 컴퓨팅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제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범용칩 기반의 64비트 컴퓨팅이 국내 솔루션업체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중견·중소기업(SMB)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데다, 외국계 솔루션업체들이 아직 본격적으로 관련 솔루션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솔루션업계는 전사자원관리(ERP)·엔터프라이즈포털(EP)·지식관리시스템(KMS)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64비트를 지원하는 솔루션 출시가 한창이다. 국내 대표적인 ERP업체인 영림원소프트랩이 지난해 10월 마이크로소프트의 닷넷플랫폼을 기반으로 범용칩 기반의 64비트 환경을 지원하는 ERP 제품(모델명 K-시스템)을 내놓은 데 이어, 공영DBM·허브넷·가온아이 등 지금까지 10여개의 국내 솔루션업체들이 64비트 지원 솔루션을 선보였다.

 김종호 영림원소프트랩 상무는 “범용칩 기반의 64비트 컴퓨팅은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다”며 “국내 ERP업계를 비롯한 솔루션업계가 64비트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 기반 확대=애플리케이션 출시가 잇따르면서 범용칩 기반으로 64비트 컴퓨팅 환경을 구현한 준거사이트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옥션, 싸이월드 등 인터넷 기업을 비롯해 삼성전자·SK텔레텍·아시아나항공 등 20∼30개 기업이 범용칩을 기반으로 64비트 지원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전산환경을 구현했다.

 호웅기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은 “초기 범용칩 기반의 64비트 컴퓨팅 환경을 도입한 고객들은 애플리케이션을 자체 제작해 시스템을 구현했으나, 최근 솔루션 출시가 잇따르면서 패키지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국HP 등 서버업체들도 범용칩 기반의 64비트 서버 시장에 강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서버업체들은 연내에 전제품군을 64비트로 업그레이드하고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한국HP 관계자는 “64비트를 지원하는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서 서버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64비트 컴퓨팅 확산을 위해 국내 솔루션업체들과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64비트 완벽 구현=하지만 국내 솔루션업체들의 64비트 지원 솔루션은 아직 ‘반쪽짜리’다. DBMS단은 64비트로 구현하지만 클라이언트와 애플리케이션단은 아직도 32비트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크게 DBMS·애플리케이션·클라이언트의 3계층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국내 솔루션업체들은 이 중 DBMS와 지원부분만 64비트로 지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범용칩 기반의 64비트를 지원하는 OS·개발툴·DBMS 등이 본격적으로 갖춰지는 하반기에 제대로 된 64비트 지원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출시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OS를 출시한 데 이어 오는 9월 64비트 전용 개발툴과 DBMS를 내놓을 계획이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