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휴대폰과 함께 한국이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돼온 액정디스플레이(LCD)분야에 대만 비상령이 내렸다.
특히 과거 2∼3년 전만 해도 국내기업에 비해 출하량은 100만개 이상, 영업이익률도 20% 이상 격차가 벌어졌던 대만이 올 들어 이 모든 분야에서 한국을 맹추격하고 있어 하반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출하량이 역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대만 5대 LCD업체들의 10인치 이상 중대형 패널 출하량은 총 672만개로 LG필립스LCD, 삼성전자, 비오이하이디스 등 국내 3대 메이저 업체의 출하량 694만개를 22만개 차로 추격했다.
지난 연말에는 양국 간의 격차가 100만개에 달했으나 올 1월에는 49만대, 2월 40만대로 좁혀졌고 3월에는 22만개까지 줄어든 것이다.
LCD업계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대형 제품의 경우 대만은 이미 생산능력 면에서 한국과 비슷한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출하량 추세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2분기에는 AUO, CMO 등이 새로운 6세대, 5.5세대 생산 라인을 가동하고 오는 6월 이후에는 CPT, QDI 등도 6세대 라인을 가동할 예정이어서 하반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한국이 대만에 비해 출하량 측면에서 뒤처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과거 국내업체 제품에 붙었던 가격 프리미엄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2, 3년 전에는 국산이 대만산에 비해 적게는 1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이 붙어 세계 시장에서 거래됐으나 올 들어서는 17인치용 모니터 제품의 경우 150달러대의 엇비슷한 가격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제품의 경우 국내 기업들이 대만 업체보다 더 싸게 팔기도 한다”며 “이는 대만 제품이 거의 국산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국에 비해 뒤처졌던 대만 업체들의 수익성도 한국 업체들을 따라잡고 있다. 대만의 대표기업인 AUO가 지난 26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 따르면 388억4000만 대만달러의 매출과 19억4000만달러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률 측면에서는 세계 1위 LG필립스LCD(-6.5%)보다 좋은 -5%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02년에도 영업이익률에서 LG필립스LCD를 한 번 앞선 적이 있었으나 그 이후로는 연간 실적에서는 계속 뒤처져왔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
지난달 출하량 672만개로 불과 22만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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