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고리, 월성 등지에 있는 원자력발전소와 수력 시설을 운영 관리하는 한전의 발전 자회사다. 한수원의 심기보 정보화추진실장(54)은 한전에서 잔뼈가 굵은 전형적인 전력맨이다. 하지만 심 실장의 명성은 정보통신,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훨씬 더 알려져 있다. 산업자원부보다는 정보통신부에 지인이 더 많을 정도다.
그의 이력이 그 이유를 말해준다. 숭실대서 SW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심 실장은 정보관리기술사 자격증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심 실장은 한국정보통신 기술사협회 부회장이며 SW대가 산정위원, SW사업 분쟁조정위원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쯤되면 그가 이끄는 한수원의 정보화 수준이 공기업 중에서도 수위를 다투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한수원은 한전의 5개 발전자회사중 최초로 ERP를 도입, 현재 성공적으로 가동 중이다. 형님격인 한전마저도 한수원의 ERP를 벤치마킹해 현재도입 작업을 추진할 정도다.
‘경영혁신 정보화 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지난 2002년부터 2년간 추진된 한수원의 ERP 구축은 SAP 엔터프라이즈 버전의 전면 적용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전 업무에 동시적용 방식을 채택해 당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수원은 ERP를 통해 매월 실적원가 산출기간을 10일에서 3일로 단축시켰다. 급여작업 기간도 종전 25일에서 10일 이하로 줄였다. 구매업무가 기존 15단계에서 9단계로 대폭 간소화된 것도 ‘ERP의 힘’이다.
심 실장은 올해는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ERP를 개선하고 확장하는 데 업무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지식경영시스템(KMS)과 전사 포털의 구축을 올해 중점 과제로 삼아 밀어붙이겠다는 각오다. 최근 사내 PI(프로세스 혁신)실장까지 겸하게 된 심 실장에게 KMS 구축은 최대 당면과제 중 하나다.
심 실장은 “시스템 운용체계와 DBMS 버전업 등 ERP 기능 개선과 하드웨어 용량 증대에 올해 22억원의 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다”며 “KMS의 추진계획도 5월 중 수립, 내년 2월부터는 본격 적용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원이 올해 KMS사업에 투입하는 예산은 총 22억5000만원 가량이 될 전망이다.
심 실장은 1·2단계 구축이 완료된 월성 백업센터를 올해 3단계로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이번에 강화되는 내용을 살펴보면, 전자상거래시스템 서버 6식 등 총 13식의 서버가 도입된다. 본사 래거시 통합용 디스크 1식과 백업센터 디스크 1식도 증설된다. 본격적인 추진은 오는 7월경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15억8000만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심 실장은 전망하고 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