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최달곤 영진전문대 학장

 “실무중심 교육은 지난 70년대 말 선진국 교육기관을 벤치마킹하고 돌아오면서 구상한 것인데 실제로 이를 주문식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교에 적용한 것은 지난 93년부터 입니다. 12년 전에 처음으로 도입한 주문식 교육이 이제서야 빛을 보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이후 대학가의 화두가 되고 있는 주문식 교육의 원조대학인 영진전문대학. 이 대학의 최달곤 학장은 10여년 만에 이 같은 교육이 꽃을 피우고 있어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진전문대학의 인재양성 방식은 지난해 이전까지 주문식 교육보다는 맞춤형 교육에 더 가까웠다. 기업체가 요구하는 인력을 키워 산업체로 내보내는 교육이 바로 맞춤형 교육이다.

 “산업체가 모여있는 공단을 찾아다니며 필요한 인력이 누군지 철저히 분석했고, 학교에서도 그동안 기업체 5년이상 경력자를 교수로 채용하면서 현재 교수의 70% 이상이 기업체 출신 교수입니다.”

 최 학장은 또 “기업이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만 제시하면 제품설계에서 개발, 시제품 제작, 검사, 수출을 위한 국제규격인증까지 일괄 지원하는 토탈테크노솔루션시스템(TTSS)를 운영하고 있다”며 “TTSS에는 각 단계별로 최첨단 장비와 고가 설비들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영진전문대학은 이처럼 맞춤형 교육을 하기 위한 모든 인프라를 갖추고 지난 10여 년간 중소기업과 대기업 등에 인력을 공급하는 실무인재양성의 요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다.

 “주문식 교육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습니다. 지역 모바일 기업으로부터 모바일 SW 인력양성을 주문받아 지난해 초부터 지금까지 총 6차례에 걸쳐 160명의 인력을 전원 주문업체에 취업시켰습니다. 또 LG필립스LCD 현장 엔지니어 기술교육과정도 기업의 요구에 따라 개설, 2차례에 걸쳐 50명을 해당기업에 공급했습니다.”

 최 학장은 “주문식 교육의 밑바탕에는 계열별 전공심화과정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며 “기존 대학 교육과는 달리 전공심화과정은 분야는 좁지만 깊이 있는 교육을 수행할 수 있어 기업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양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대학이 지역산업 활성화를 위한 기술지원과 교육사업의 중심역할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학내에 첨단기술교육클러스터를 구축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 학장은 “최근 4년제 대학들까지 모두 주문식 교육에만 매달리면 실력 있는 진정한 학자는 어디서 배출될 수 있겠는가”라며 4년제 대학의 기초학문에 대한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대구=정재훈기자@전자신문,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