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용 도료 시장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유럽연합에서는 내년 하반기부터 유기용제 페인트를 사용한 전자제품의 수입을 규제한다는 방침이고 우리 정부도 수도권대기질개선특별법에 따라 수도권에 휘발성유기화합물(VOC) 함량이 낮은 도료 공급을 의무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올초 태국 노동자가 유기용제 페인트에 포함된 노말헥산에 중독, 하반신이 마비되는 사고가 터지면서 친환경 도료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그 동안 휴대폰용 도료 시장은 기름 성분인 유기용제 페인트가 사용됐는데 최근 친환경 바람을 타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물 성분의 수성 페인트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아직 수성 페인트는 초기 단계지만 외국의 환경 규제와 산업 재해 방지 등의 호재가 있기 때문에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보광화학(대표 김예석 http://www.hyrex.net)은 작년 3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휴대폰용 수성 페인트 개발에 성공했다. 보광화학은 이 제품을 삼성전자에 공급했다. 보광화학은 올해 수성 페인트로 6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보광화학 최용만 연구실장은 “휴대폰은 다른 전자제품에 비해 도료를 입히는 두께가 훨씬 얇은 반면 내구성은 더 높아야 하기 때문에 휴대폰용 도료는 개발이 어렵다”며 “최근 유기용제 페인트에 비해 떨어지던 수성 페인트의 점도 문제가 해결되고 있기 때문에 상품화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공업(대표 정인권 http://www.hkip.co.kr)은 작년 말 휴대폰용 수성 페인트 개발을 마치고 LG전자와 팬택앤큐리텔 등에 제품을 공급했다. 또 중국의 TCL과 닝보버드, 일본의 NEC와 교세라 등에도 수성 도료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또 카메라모듈 업체인 선양디엔티(대표 양서일 http://www.sydnt.co.kr)가 수성 페인트를 이용한 분체 도장 사업에 진출했다. 분체 도장은 고운 가루입자를 뿌린 뒤 열을 가해 착색하는 방식으로 점도가 떨어지는 수성 페인트의 약점을 보완해준다.
애초부터 수성 페인트에 주력한 신생 기업은 물론 기존 도료 업체들도 수성 페인트 개발을 상반기 내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기존 도료 업체 가운데는 조광페인트가 광택용 수성 페인트 개발에 성공하고 상반기 중으로 착색용을 내놓을 예정이며, KCC와 삼화페인트도 소재 개발을 끝내고 상품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장동준기자@전자신문, djj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