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계열이 마침내 일을 냈다. 내수 3위인 팬택계열이 4위 업체인 SK텔레텍을 인수, 일약 2위 업체로 떠올랐다. 삼성,LG 중심의 휴대폰 시장 판도의 재편이 예고된 셈이다. 팬택계열은 당장 경영권이 포함된 60% 가량을 인수해 해외사업에서도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전망이다. 삼성·LG전자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SK텔레텍 인수 배경=지난 91년 설립 이후 13년 동안 초고속 성장을 거듭했던 팬택계열의 SK텔레텍 인수는 해외시장에서 글로벌 빅5 업체와 본격적인 승부에 나서겠다는 신호탄이다.
팬택계열은 이번 메가폰급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톱5 도약을 위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4∼6위를 기록중인 LG전자·소니에릭슨·지멘스 등 거대 산맥을 넘기 위해선 ‘규모의 경제’ 달성이 불가피하다는 경영진의 판단이 작용했다.
LG전자·소니에릭슨·지멘스 등 3사는 지난해 각각 4300만∼49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한 반면 팬택계열은 지난해 1800만대의 단말기를 국내외 시장에 판매,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팬택계열은 올해 2800만대 생산목표를 세워놓고 있으며, SK텔레텍의 경우 최근 중국 우루무치 공장을 마련하면서 올해 200만대 가량의 단말기 판매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팬택계열 고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 판매량이 3000만대를 넘어갈 경우, 내년에는 글로벌 5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해외시장에서 고가 단말기부터 중저가 단말기까지 풀 라인업을 갖추고 독자브랜드 전략을 전개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실제로 팬택계열이 독자브랜드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오디오박스·모토로라 등 그동안 전략적 제휴관계를 유지해 왔던 업체들과의 새로운 관계정립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팬택계열은 이번 SK텔레텍 인수를 바탕으로 미국시장은 물론이고 중국시장에서도 협력체제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에서도 그 동안 강력한 적군이던 SK텔레텍 인수로 자칫 고립무원에 빠질 수 있는 난국을 타개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특히 팬택계열은 SK그룹의 서비스·제조업 수직계열화가 강화되면서 내수 부문에서 사면초가에 빠질 가능성이 높았으나, 이번 인수로 최대 통신사업자와 연합전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팬택계열 고위관계자는 “SK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을 통해 내수시장에서 스카이(SKY)라는 고가 하이엔드 단말기를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SK텔레텍 인수로 중국, 미국 등 해외 시장공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파장 및 전망=팬택계열의 SK텔레텍 인수로 국내 휴대폰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 질 전망이다. 당장 내수시장은 팬택-SK텔레텍 연합체가 탄생하면서 삼성전자에 이은 2위 업체가 새롭게 등장할 전망이다. 이번 합병으로 SK텔레텍에 대한 120만대 내수규제가 자연스럽게 풀리면서 팬택앤큐리텔은 1위 삼성전자 추격에도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4월 말 현재 내수시장은 삼성전자가 52%, LG전자가 20.5%, 큐리텔이 1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중국·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SK그룹과 팬택 간 연합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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