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텍을 인수한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이 제3의 기업에 대한 추가 인수합병(M&A)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 부회장은 5일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이를 위해 SK텔레텍 인수에 이어 세계 시장에서 또 다른 기회가 있을 것”이라면서 추가 M&A 계획이 있음을 피력했다.
그는 이를 반영하듯 최근 휴대폰 사업철수 의사를 밝힌 독일 지멘스 및 하이닉스 인수 의향에 대한 질문에 ‘노코멘트’로 답해 규모의 경제 달성을 통한 글로벌 경쟁 참여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박 부회장은 “최태원 SK 회장과의 SK텔레텍 인수에 관한 논의는 2∼3개월 전 부터시작됐다”며 “이번 결정을 위한 컨센서스 마련을 위해 SK 측과 상당한 토론과 논의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SK텔레텍 인수 배경과 관련, “세계 4위 지멘스가 휴대폰 사업에서 철수할 정도로 시장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전제한 뒤 “SK텔레텍도 훌륭한 회사지만, 규모의 경제 달성을 위해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이번 인수가 성사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SK그룹의 경영권이 흔들리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이 팬택계열이기 때문에 지난 2003년, 2004년 말 두 차례에 걸쳐 SK 보통주를 대거 매입하는 백기사 역할을 했지만 이번 SK텔레텍 인수와 백기사 역할의 상관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기존 1900여명의 연구원과 600명의 SK텔레텍 연구원을 포함한다면 팬택계열은 이제 총 2500여명 수준의 개발인력을 보유하게 됐다”며 “하이앤드 고가 단말기를 전세계 28개 법인 및 지점을 통해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브랜드 통합 여부에 대한 질문에 “통합 여부는 1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브랜드위원회에서 결정할 사항”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팬택계열의 경우 해외시장에서는 팬택(Pantech), 내수시장에서는 큐리텔(Curitel) 등 두 가지 독자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번 SK텔레텍 인수로 스카이(SKY) 등 세 가지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박 부회장은 “팬택 제품이 시장에서 LG전자보다 비싸게 팔리는 고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처럼 중저가 단말기 제조사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자신이 메이저 휴대폰 업체와의 본격적인 게임을 위한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직원들에게 새로운 게임의 법칙을 만들어갈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밝혔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생각이 고착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끊임없는 ‘자기파괴’를 통한 혁신을 당부한다”며 “이성규 팬택 사장, 송문섭 팬택앤큐리텔 사장, 이영하 전무 등과 함께 주특기인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