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2차전지 업체는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장비는 아직 외산 의존도가 높다. 이 가운데 엘리코파워(공동대표 이계방·장석규 http://www.elicopower.co.kr)는 2차전지를 만드는 마무리 단계인 충방전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만들어 국내 시장은 물론 해외 진출도 성공했다.
충방전 장비는 조립 공정이 끝난 2차전지에 미세한 전기를 넣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2차전지는 비로소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때 전기를 정밀하게 공급하지 못하면 양극과 음극의 기능이 한쪽으로 몰려 불량이 난다. 전압 값과 전류 값 모두 0.1% 이내의 편차가 필요하다.
이처럼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방전 장비는 일본의 닛테츠, 카타오카, 토요 등의 전문 업체가 시장을 장악해왔으며 지난 2000년 국내 2차전지 업체가 사업을 시작할 때 역시 100% 일본 장비를 사용했다.
엘리코파워는 지난 97년 2차전지 충방전 장비를 개발한 후 2002년부터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충방전 장비 사업을 시작한 2002년에는 매출 86억원에 영업이익은 4억원을 밑돌았지만 이듬해에는 183억원의 매출에 25억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작년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2003년에는 수출 금액이 4억5700만원에 그쳤지만 작년에는 85억9000만원으로 급성장했다. 수출이 내수 매출을 넘어섰고 1년 만에 수출이 20배 가까이 뛴 셈이다.
특히 이 회사는 국내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큰 성과를 거뒀다. 특히 2차전지 종주국인 일본에 충방전 장비를 공급했으며 중국 2차전지 시장 선두권 업체인 L사와 제품 공급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계방 사장은 “부품이나 장비 분야는 외국 업체가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원천 기술을 갖고 정확한 목표 시장을 잡으면 이에 맞설 수 있다”며 2차전지 장비 국내 시장 방어는 물론 세계 시장 진출의 의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