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프로젝터 업체인 신도휴스템이 신도리코 그룹에서 벗어나 ‘홀로서기’에 나선다.
신도휴스템(대표 박동진)은 8일 이르면 올 3분기, 늦어도 올해 안에 ‘휴스템’으로 회사 이름을 바꾸고 신도리코와 분리 경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회사 분리와 맞물려 지난 2003년 신도휴스템 설립 당시 신도리코와 지분 문제로 협상이 결렬됐던 일본 히타치와 합작 건도 진행할 계획이어서 히타치의 직접 진출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히타치는 도시바·마쓰시타·소니 등 일본계 대표 전자 그룹이지만 가전 등 소비재 제품과 관련해서는 국내에 신도휴스템을 통해 일부 제품만 소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도휴스템은 그동안 일본 히타치와 손잡고 프로젝터와 컬러· 모노 프린터 등 디지털 사무기기와 PDP TV 등 디지털 가전 제품 일부 모델을 판매해 왔다.
신도휴스템 측은 “회사 명칭 변경을 비롯한 독자 사업을 위한 세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며 “초기 브랜드를 알리는 데는 신도리코의 도움이 컸지만 비즈니스 볼륨이 커진 이 후에는 오히려 분리해 경영하는 게 두 회사 모두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게 기본 입장” 이라고 배경 설명했다. 또 히타치와 관련해서는 히타치 쪽에서도 프로젝터 뿐 아니라 다른 소비재 제품을 취급해 줄 것을 바라고 있어 새로운 관계 설정이 이뤄 질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신도리코는 지난 2000년 히타치와 제휴해 프로젝터 사업에 진출했으며 2003년 관계사 형태로 20억 원을 투자해 지금의 신도휴스템을 설립하고 이를 프로젝터 전문회사로 육성해 왔다.
신도휴스템 출범 당시 업계에서는 히타치가 지분을 투자해 한국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으나 지분 배분을 놓고 이견이 발생해 결국 신도리코가 전액 투자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당시 히타치는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사실상 히타치의 한국 로컬 법인을 원했으나 신도리코가 이를 받아 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도휴스템은 이 후 ODM 형태로 히타치의 프로젝터를 받아 ‘휴스템’이라는 브랜드로 국내 시장에 소개했으며 지난 2003년 이 후 국내 프로젝터 시장 수위를 달리고 있다. 시장 점유율 뿐 아니라 매출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설립 3년 차인 올해 매출 500억 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신도휴스템은 프로젝터 뿐 아니라 프린터·PDP TV 등 디지털 가전과 사무기기를 중심으로 히타치 제품을 단계적으로 늘려 왔다.
한편 신도휴스템의 모기업인 신도리코는 신도사무기· 신도테크노· 신도컴퓨터· 신도에이스 등 7개의 관계사를 거느린 디지털 사무기기 전문업체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