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과 컴퓨터, 통신 등 제품의 컨버전스화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통신과 방송 산업이 융합되고 있으며 소비생활도 가정이 아닌 자동차 등 이동형 스타일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제품 트렌드 또한 TV·냉장고·컴퓨터 등 대형 위주에서 이제는 휴대폰·MP3P 등 소형 제품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이 같은 거대한 신조류는 전통적인 전자유통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새롭게 등장하는 제품과 소비 패턴이 전자유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채널별 생존전략은 무엇인지 긴급점검해 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내수매출에서 전속점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했다. 90년대 중반까지 90%대였던 것이 2000년대 초입부터 70%대로 떨어지더니 급기야 50%대에 간신히 턱걸이한 것이다.
반면 하이마트·전자랜드로 대표되는 전자전문점 의존도는 20%대에 이르렀으며 할인점들은 15∼16%까지 늘어났다. 여기에 인터넷쇼핑몰·TV홈쇼핑 등 방송과 통신채널 비중은 5%까지 올라갔다. 그래프 참조
비전속 채널의 강세로 삼성과 LG가 유통 헤게모니를 지킬 수 있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전속점 50%를 올해 지켜내기 어렵다는 예상이 벌써부터 흘러나오고 있다.
백남육 삼성전자 한국마케팅부문 상무는 “전속 비중 50%는 유통에서 주도권을 가질 수 있는 최후의 보루”라며 “이를 유지하거나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전속점의 비중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원인은 다양한 유통채널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자전문점들의 약진은 직접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이마트는 해외자본을 유치하고 앞으로 총 70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전자랜드 또한 서울·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28개의 직영점을 신규 출점, 매장을 총 80여개까지 늘리면서 과거 대형 제조업체들이 전가의 보도로 활용해 왔던 규모의 경쟁을 오히려 주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통신과 인터넷, 방송 등 신유통이 가세하면서 전속점들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가격비교 사이트들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전 코너를 마련한 이후 마진을 최소화한 최저가 판매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할인점과 전자전문점에 국한해 적용했던 전용 가전 모델을 올해부터 인터넷쇼핑몰에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제조업체 스스로 이미 주요 유통 채널로 인정하기 시작한 셈이다.
올해 초 방송위원회가 10개 사업자를 선정한 이후 빠르게 진척되고 있는 ‘t커머스’도 기존 전자유통 시장의 지도를 바꾸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향후 1∼2년 내에 디지털방송의 본격 상용화에 따라 가정 내 곳곳으로 침투하게 되면서 2001∼2002년 꽃을 피웠던 TV홈쇼핑의 파괴력을 손쉽게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형 제조업체들이 쥐락펴락했던 전자유통 시장은 이제 유통전문업체들에 의해 이끌리는, 전혀 새로운 환경을 맞고 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
전속매장 매출의존도 50%선 `턱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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