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정보통신 엥겔지수’를 세계 처음 개발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보통신사업협회(KAIT)는 19세기 초기 자본주의 시대 만들어진 엥겔계수(Engel’s coefficient)는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맞지 않다고 보고 ‘정보통신 엥겔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다.
빅맥지수에 이어 애니콜지수가 생긴 것처럼 한국의 IT발전에 따라 19, 20세기 만들어진 생활지수의 개념이 바뀌는 셈이다.
KAIT 이기태 회장(삼성전자 사장)이 진대제 정통부 장관의 동의를 구해 만드는 ‘정보통신 엥겔지수’는 휴대폰,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등 ‘통신비’ 중 일부가 식료품비처럼 소득과 관계없이 소비해야 하는 필수재로 인식되는만큼 이 같은 상황 변화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로 개발된다.
실제로 10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가계 지출 중 정보통신 관련 소비는 96년 4.4%에서 2000년에 8.4%로 늘고 지난해에는 9.3%로 10년 만에 전체 지출의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해 기준으로 소득 계층별 통신비 지출 비중은 △하위계층의 경우 8% △중위계층은 7% △상위계층은 5.4%로 조사돼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의 통신비 비중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정보통신 엥겔지수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했다.
KAIT의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조사 방법 등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통신비 과다지출에 대한 사회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이용자 설득 논리로 개발을 추진중”이라며 “한국은 OECD 및 GDP 규모에 비해 통신비 비중이 높은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엥겔지수는 총 가계지출액에서 식료품비가 점하는 비율. 식료품이 소득에 상관없이 반드시 소비해야 하는 필수품이기 때문에 저소득 가계라도 일정 금액의 식료품비 지출을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저소득 가계일수록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고 고소득 가계일수록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다는 법칙이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