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컴퓨팅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올해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신호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컴퓨팅 시장은 올 들어 확산된 소비심리 회복과 기업들의 정보기술(IT) 투자 등으로 서비스, 소프트웨어, 서버 등의 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여,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국내 컴퓨팅 시장은 지난 2002년 시작된 경기침체 여파로 인한 수요 감소와 벤더 간 과열 경쟁으로 지난 97년 IMF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시장조사업체인 한국IDC는 10일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시장분석 및 전망보고서 2005-2009’를 발표하고 국내 IT(엔터프라이즈 서버, 프린터, 복합기,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 포함)시장이 전년대비 4.5% 성장한 13조61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IDC는 국내 IT 시장은 지난해 전년대비 1.9% 가량 줄어드는 등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또 IT 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후 오는 2009년까지 연평균 5.7%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 시장 전망을 밝게 했다. 특히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성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체 IT 시장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38%에서 2009년 42%로, 소프트웨어는 17%에서 20%로 성장하는 반면 PC는 30%에서 25%로 비중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컴퓨팅 업계도 올해 전망에 대해 긍정적이다. 최근 2년간 기업들의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고전했던 엔터프라이즈 서버업계는 올해 보험 등 은행권 수요 증가와 범용칩 기반 64비트 컴퓨팅 확산 등으로 서버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인호 한국HP 이사는 “지난 연말을 기점으로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며 “가격 하락이 문제지만 시장의 수요는 확실히 되살아 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업체들은 더욱 낙관적이다.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은 정부의 국산 소프트웨어 활성화 의지에 기대를 걸고 있고, 외국계 업체들은 중소기업(SMB) 시장의 수요 확산을 장담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업체인 핸디소프트의 김규동 사장은 “국내 솔루션 업체들이 정부의 소프트웨어 산업 육성에 거는 기대가 크다”며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30∼40% 매출이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문광식 SAP코리아 SMB 본부장은 “올해 들어 파트너사들이 비즈니스에 활기를 띠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경기회복에 대비해 핵심 솔루션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인형 한국IDC 상무는 “유가상승 및 원화가치 상승으로 수출 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돼 수출 실적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를 보완해 줄 국내 소비가 살아나는 것이 올해 IT시장의 관건”이라며, “지난 1분기 컨슈머 시장에서 경기회복 신호가 일부 확인됐지만, 실제 올 하반기 이후에나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통신 시장은 무선데이터서비스 시장 외에는 특별한 킬러 애플리케이션이 없어 올해 2.7% 성장한 32조7830억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통신시장은 오는 2009년까지 연평균 4.0%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한국IDC는 전망했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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