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도 백신을 처방하라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휴대폰도 바이러스 안전지대가 아니다.

 PC를 감염시켜 업무를 방해하는 컴퓨터 바이러스가 이제 휴대폰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휴대폰에서도 매일 안티바이러스 솔루션을 업데이트해야 할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지금까지 PC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바이러스가 휴대폰으로 확산된 것은 고성능 휴대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파일을 다운로드하고 e메일 첨부파일을 열어보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휴대폰 바이러스는 아직 국내에는 유입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6월 처음 발견된 ‘카비르’의 경우 현재까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20개 나라로 확산됐다. 카비르는 또 9종이 변종으로 제작돼 유포되면서 황당한 문구를 게재하거나 휴대폰 사용자들의 중요 정보를 삭제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등장한 바이러스는 ‘엄지족’으로 불리는 사용자가 많이 이용하는 멀티미디어메시지서비스(MMS)를 통해 전파되는 등 날로 지능화되고 있다. 이제 국내도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안철수연구소 이성근 주임연구원은 “해외에서 휴대폰 바이러스 문제가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선 피해 사례가 없어 백신 보급이 미흡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정통부의 망 개방 정책과 함께 국내에서 사용되는 위피 플랫폼 소스가 공개돼 보안 취약점이 노출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MP3와 e북 등 무선 콘텐츠의 해킹이 급증하는 추세”라며 “이들 콘텐츠에 모바일 악성코드가 기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등 모바일 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기존 PC 환경에 최적화된 백신을 휴대폰에 손쉽게 탑재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법은 통신 서비스 사업자를 통해 모바일 인터넷을 이용해 단말기에 백신을 다운로드하는 방법이다. 또 PC와 마찬가지로 휴대폰 출시 때부터 번들로 공급하는 방법도 모색되고 있다.

 지난해 가장 먼저 휴대폰 백신을 개발한 안철수연구소(대표 김철수)는 위피기반 백신을 개발하고 이미 SK텔레콤을 통해 서비스를 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 이용자 중 1200여명의 사용자를 확보했으며 이 모델을 기본으로 타 통신업체와 서비스 범위 확대를 협의중이다.

 김철수 사장은 “삼성과 LG 등 글로벌 단말기 제조 회사를 보유한 한국은 모바일 백신을 단말기에 직접 탑재해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며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모바일 바이러스에 대비해 단말기 업체와 공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트렌드마이크로(대표 최성환)는 새로운 바이러스 패턴이 나올 때마다 문자메시지를 고객에게 보내주는 방식으로 업데이트되는 모바일 백신을 선보이며 휴대폰 바이러스 잡기에 나섰다.

 최성환 사장은 “7월 출시를 앞두고 3개 통신사와 협의에 들어갔다“며 “휴대폰 사용료 형식으로 업데이트 비용을 내는 이 솔루션은 이르면 하반기에 상용화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한국맥아피(대표 문경일)는 펌웨어 개발 전문 기업인 이노패스소프트웨어와 공동으로 휴대폰용 ‘안티 바이러스 솔루션’을 개발하고 이를 발표했으며 뉴테크웨이브(대표 김재명)도 모든 휴대폰에서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백신 개발에 착수했으며 내년 상반기 중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