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서버 도입을 둘러싸고 인터넷데이터센터(IDC)와 서버업체, 인터넷서비스업체 사이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요 IDC업체들이 전력량 증가 등 원가 상승을 이유로 IDC에 블레이드 서버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HP 등 서버업체들은 IDC가 고객 선택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데이콤의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 KT의 IDC, 하나로텔레콤의 엔진 등 주요 IDC업체들은 단위 면적당 서버 개수와 전력량을 제한하고 고집적 블레이드 서버 입주를 원척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본지 3월 28일 1면 참조
블레이드 서버는 랙(서버 고정틀)에 수십개의 서버를 꽂을 수 있는 고집적 서버를 말한다.
실제로 다음커뮤니케이션·야후코리아·넥슨 등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은 최근 블레이드 서버를 구매해 IDC에 입주시킬 계획이었으나 좌절됐다. 이들 업체에 서버를 공급한 한국HP는 처음에 블레이드 서버를 고객에 제안했으나 IDC 과금정책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급하지 못했으며, 불가피하게 랙형 서버로 전환해 제안하거나 납품했다고 설명했다.
한국HP 뿐만 아니라, 한국IBM·한국델·디지털헨지 등 주요 서버업체들도 올들어 지금까지 IDC에 블레이드 서버 공급 실적이 거의 없다. KIDC에 블레이드 서버를 입주시킨 한 게임업체의 경우는 면적을 넓게 써 사실상 서버 집적도를 떨어뜨렸다.
IDC업체들은 고객들이 직접 서버를 구매해 IDC에 관리를 위탁하는 서비스(co-location)의 경우, 단위면적당 요금을 산정하기 때문에 고집적 서버인 블레이드 서버는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IDC의 한 관계자는 “블레이드 서버는 랙당 50개가 넘는 서버를 한꺼번에 꽂을 수 있다”면서 “같은 면적에 서버 개수만 많아지면 전력 소모량과 항온항습 등 각종 관리 투자부담은 늘어나고 다른 고객사 서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데 반해 수익은 줄어들게 된다”며 블레이드 서버 도입에 강한 난색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서버업체들은 IDC 과금 정책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한국HP, 한국델, 인텔 서버 채널사 등은 해외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블레이드 서버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최대 수요처인 IDC의 과금정책으로 실적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한국HP의 한 관계자는 “블레이드 서버는 고객의 비용절감과 공간효율성 증대, 관리 간소화 등 3박자가 맞아떨어져 해외에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x86 서버업계 최대 수요처인 IDC의 과금정책으로 국내 고객들이 서버 선택권을 상실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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